주말을 맞아 가족과 함께 서해에 위치한 안면도를 여행하고 서울로 돌아오는 A씨.예전 같았으면 운전하는 내내 가속 페달에 힘을 주었겠지만,새로 장만한 차량의 SCC(Smart Cruise Control · 적응형 순항 제어장치) 스위치를 눌러 설정 속도를 속도 제한까지 맞춰놓고 다리의 긴장을 늦췄다. 다행히 앞서 가는 차가 별로 없어 설정된 속도로 정속 주행이 가능하다.

서울에 가까워지면서 차들이 늘어나더니 옆 차선의 차들이 끼어들었다 나갔다를 반복하는 상황이 잦아졌다. 하지만 A씨의 차량은 자동으로 속도가 조절되면서 차간 거리를 유지하기 때문에 가속 페달이나 브레이크 페달을 밟을 필요 없이 편안한 자세로 운전하고 있다.

이처럼 A씨가 반복적으로 가속 페달과 브레이크 페달을 조작하지 않고도,앞 차와의 안전거리를 유지하며 편안하게 운전할 수 있는 것은 이 차량에 장착된 SCC라는 장치 덕분이다.

운전자가 설정한 속도로 자동 운행하되,차량 전방에 장착된 레이더 센서를 통해 차간 거리를 실시간 측정하여 적정 차간 거리를 유지하도록 한 시스템이다. 최근 출시된 현대자동차의 제네시스와 에쿠스에 장착되면서 국내에서도 관심이 커지는 첨단 장치이다.

SCC의 주요 성능은 다음과 같다. 우선 앞서가는 차량이 없을 때는 설정된 속도로 정속 주행하다가 선행차를 발견하면 그 차량과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며 가속 또는 감속 주행한다. 그러다 앞서가는 차량이 차선을 이동하면 다시 정속주행 모드로 전환한다. 다른 차량이 끼어드는 경우에도,끼어든 차와의 안전거리를 확보하기 위해 차량을 자동으로 감속시킨다.

이처럼 운전자의 눈과 발 역할을 대신하며 편안한 운행을 가능하게 할 수 있는 것은 차량에 장착된 첨단 센서와 자동제어장치 덕분이다. 우선 차량 앞에 설치된 거리 측정 센서는 전방 차량과 끼어드는 차량을 인지하는 기능을 한다.

이 센서에는 보통 레이더와 레이저 등이 사용된다. 이를 통해 앞 차량과의 거리와 상대속도를 계산하고 차량의 현재 상태를 감안한 가감속 정보를 엔진제어시스템과 제동제어시스템으로 보낸다.

앞서가는 차량과의 안전거리를 유지하기 위해 속도를 조금 늦춰야 할 땐 엔진출력제어를 통해 감속하고,앞서가는 차량이 가속을 하게 되면 설정된 속도 범위 안에서 안전거리를 유지하면서 엔진출력제어를 통해 가속한다. 앞 차량이 빠르게 감속하거나 주행 차로에 다른 차량이 끼어들어 안전거리를 확보해야 할 경우엔 엔진출력 감소뿐 아니라 전자제어제동시스템(ESC)을 작동시켜 차량을 빠르게 감속시킨다.

이처럼 운전자가 앞 차와의 거리 및 충돌까지 걸리는 시간을 자신의 운전 습관에 맞춰 미리 설정해 놓으면,설정된 상황으로 차량을 자동으로 제어할 수 있다. 상용화된 레이더 센서는 전방 0.5~200m까지의 거리를 측정할 수 있고,측정할 수 있는 각도도 좌우 8도에서 좌우 25도까지 다양하다.

현재 벤츠와 BMW,아우디 등 일부 고급 브랜드 위주로 이 장치가 적용 중이며,점차 장착이 확산되고 있는 추세다. 국내에선 현대모비스가 2012년까지 원가를 낮춘 범용 SCC 개발을 끝내고 준중형차까지 대중화할 계획이다.

그런데 현재 국내에 보급된 SCC는 보통 일정속도(30㎞/h) 이상에서만 작동하게 되어 있다. 하지만 그 이하의 속도에서도 이 기능이 필요한 상황이 있다. 바로 시내 주행의 경우처럼 저속에서 가다 서다를 계속하는 등 교통 체증이 심한 상황이다. 이에 현대모비스는 모든 속도 구간에서 작동할 뿐만 아니라 저속 주행 구간에서 자동 긴급제동 기능을 강화한 SCC도 개발하여 국내에 보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