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아서 멈추거나 속도를 줄이는 자동차,스스로 주차하는 자동차,충돌 때 보닛이 열려 보행자를 보호하는 자동차….'

영화 속이나 먼 미래에 나올 자동차들이 아니다. 국내외 업체들이 이미 상용화한 차들이다. 자동차업체들은 고도의 전자기술이 접목된 첨단 기능을 적용한 '지능형 차'를 속속 내놓으면서 운전자들의 주목을 끌고 있다.

국산차 중에서는 지난 3월 첫 출시된 현대자동차의 신형 에쿠스가 첨단 기능을 대거 채택한 차량으로 꼽힌다. '첨단 장치의 집약체'로 불릴 정도다. 신형 에쿠스엔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SCC)이 적용됐다. 차량 전방에 레이더 센서를 부착,실시간 차간 거리를 측정하고 운전자가 정해 놓은 속도로 자동 운행하면서 적정 차간 거리를 유지토록 한 시스템이다.

제네시스 SCC 시스템은 다른 차가 전방 22.4m 이상에서 끼어들 때만 인식할 수 있는 반면,에쿠스는 감지 범위가 3.2~200m로 넓어졌다. 신형 에쿠스는 △위험 상황이 생기면 안전벨트가 진동,경고를 보내주고 충돌 전후에 시트벨트를 되감아 승객을 보호토록 한 '프리세이프 안전벨트(PSB) 시스템' △시속 60㎞ 이상 속도에서 운전자가 방향지시등을 켜지 않고 차선을 이탈하면 이를 알려주는 '차선이탈감지시스템'(LDWS) 등도 갖추고 있다.

수입차들도 첨단 자동차들을 대거 선보이는 추세다. 볼보는 차가 알아서 스스로 멈추는 기술인 '시티 세이프티' 기능이 세계 최초로 적용된 XC 60을 이달 중순 출시할 계획이다. 시티 세이프티는 차량이 시속 30㎞ 이하로 주행할 때 작동한다. 앞 유리 상단에 장착된 레이저 시스템을 통해 전방 교통 상황을 모니터링하면서 앞차와 추돌할 수 있는 거리까지 좁혀지면 운전자가 브레이크를 밟지 않아도 스스로 차의 속도를 낮추거나 완전히 멈추게 하는 기능이다.

여성 등 운전자들의 주차 스트레스를 크게 줄인 차들도 있다. 메르세데스-벤츠의 뉴 제너레이션 마이 B는 '액티브 파킹 어시스트'가 있어 운전자가 조작을 하지 않아도 편하게 주차를 할 수 있도록 했다. 기어가 후진 모드에 놓인 상태에서 차량이 주차 공간을 감지하면 액티브 파킹 어시스트가 작동한다. 운전자는 브레이크 조작을 통해 속도만 조절해 주면 운전대가 자동으로 움직여 일렬 주차가 되도록 해 준다. 폭스바겐의 티구안 등에 적용된 '파크 어시스트'도 유사한 기능이다.



메르세데스-벤츠의 로드스터 SLK-클래스에는 머리 뒷받침 쪽에 있는 송풍구에서 따뜻한 바람이 나오는 '에어 스카프' 기능을 도입했다. 추운 겨울에도 오픈카 운전을 즐길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자동차가 알아서 정비를 하는 기능도 있다. 폭스바겐 CC는 지름 5㎜ 이내 이물질 때문에 타이어에 구멍이 나더라도 공기압이 떨어지지 않고 스스로 복구하는 '모빌리티 타이어'가 장착돼 있다. 회사 관계자는 "자체 조사 결과 일상 생활에서 발생할 수 있는 타이어 펑크 사고의 85%를 줄일 수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말했다.

일본 닛산자동차의 프리미엄 브랜드인 인피니티의 G37 세단,G37 쿠페,M35 세단 등에는 차량 표면 흠집이 자동 복구되는 '스크래치 쉴드 페인트'가 적용돼 있다. 흠집이 복구되는 시간은 주변 온도와 밀접한 관계가 있는데,온도가 높을수록 빨리 복원된다.

재규어는 보행자 안전을 고려한 '보행자 접촉 감지 시스템'(PCSS)을 XF 신모델에 도입했다. 차량이 보행자와 충돌하면 약 0.03초만에 보닛을 13㎝ 정도 들어 올려 쿠션 효과를 발생시킴으로써 보행자 머리가 보닛 속 엔진 등 딱딱한 부위에 닿는 것을 방지토록 한 것이다. 재규어 관계자는 "PCSS를 도입한 차량은 충돌 사고 시 보행자의 머리 부상을 기존 대비 약 4분의 1 수준으로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아우디는 A4 다이내믹 모델,A5 등에 '드라이브 셀렉트' 기능을 넣었다. 컴포트 자동 다이내믹 개인맞춤형 등 4가지 모드에 따라 엔진과 자동변속기 등의 반응 성질을 변경,운전하는 즐거움을 배가시킨 기능이다. 혼다 레전드에는 외부에서 들어오는 소음과 반대되는 주파수 대역의 파장을 발생시켜 실내에서 양질의 음악을 들을 수 있도록 한 'ANC' 시스템이 적용돼 있다. 포드는 MKX 포드 링컨 등에 음성 통합 커뮤니케이션 시스템을 장착,목소리를 통해 운전 중 음악선곡 등을 할 수 있도록 했다.

이상열 기자 mustaf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