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가 여당 바보 만들고 일방 통행"
"청와대는 여당을 바보로 만들어 놓고 일방통행했다. "(김성태 의원) "여당의 쇄신 의지를 폄하하고 무력화하는 발언을 언론에 흘리는 청와대 수석을 찾아서 이 자리에 불러내야 한다. "(정태근 의원) "이게 무슨 여당이냐."(윤석용 의원)

4일 과천 중앙공무원교육원에서 열린 한나라당 국회의원 연찬회에선 현재의 국정 혼란과 여당 지지도 하락에 대한 청와대 책임론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여과 없이 쏟아져 나왔다. 친박근혜계는 물론 친이명박계 중 이 대통령 직계로 분류되는 의원들까지 청와대를 직접 겨냥했다.

친이 직계인 권영진 의원은 "이 대통령과 박근혜 전 대표가 국정동반자라는 말은 수평적으로 국정을 분담하는 '공동정권'이라는 것을 의미한다"며 "그런데 집권 1년 동안 이걸 깨버리고 (친이계가) 독자적으로 가려다 비극적인 종말을 맞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더 이상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려 해선 안 된다"고 덧붙였다.

역시 친이 직계인 권택기 의원은 "배신자라는 낙인이 두려웠지만 이제는 청와대가 바뀌어야 한다고 말해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임해규 의원은 "당을 살리기 위해 친이계를 배제한 비대위를 구성해 10월 재보궐선거를 치르자"고 주장했다. 중립성향의 남경필 의원은 "청와대 관계자의 말 한마디가 쇄신을 위해 뛰는 당에 혼란을 주고 있다"며 "그 참모가 도대체 누구인지 청와대에서 직접 밝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친박계인 이정현 의원은 "당을 지키기 위해 10년간 고생했던 사람을 제쳐두고 한두 달 '잘난' 캠프에 있었다는 이유로 중용하느냐"며 "인수위 자문위원이 500명 넘지만 그 사람들이 애당심이 있냐 뭐가 있냐.박근혜 전 대표가 그 사람들만도 못했다는 얘기냐"고 정면 비판했다. 의원들은 한목소리로 청와대의 정무기능 실종을 질타했다.

한편 당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소가 지난 2일 당원 6400여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70.4%가 '청와대가 밀어붙이기식의 국정운영을 한다'는 의견에 '공감한다'고 답했다. '공감하지 않는다'는 답변은 29.5%였다. '청와대와 정부 인사가 편파적으로 이뤄진다'는 의견에 대해서도 '공감한다'는 답변이 71.5%에 달했다.

당원들은 당과 청와대의 가장 큰 갈등 원인으로 '당과 정부를 조율하는 정무기능의 부재(39.6%)'를 꼽았다.

구동회/김유미 기자 kugij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