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웅·현진소재·평산 등… 조선·금속 ‘선전’, 섬유·화학 ‘침체’

신재생에너지 붐을 타고 지난해 국내 1000대 기업에 포함된 부산지역의 대표 기업들 중 풍력산업 관련 기업들이 약진한 것으로 나타났다.지역의 주력 업종인 조선·금속 관련 제조업체들이 선전한 가운데 원자재 가격 변동과 환율 급등에 큰 영향을 받은 섬유·화학 업종은 상대적으로 침체국면을 보였다.

부산상공회의소는 4일 대한상공회의소 기업정보에 등록돼 있는 21만개 기업의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결산자료를 토대로 지난해 매출액 기준 전국 1000대 기업을 분석한 결과,부산지역 기업은 모두 55개로 역대 최다를 기록한 전년도 54개에 비해 1개 늘었다고 발표했다.

2007년 지주회사 전환에 따라 전국 순위 100위권 밖으로 밀려났던 한진중공업이 다시 100위권 안으로 진입(78위)하며 부산 1위를 탈환했고 르노삼성자동차가 부산 2위(전국 86위)로 밀렸다.

2007년 전국 136위였던 ㈜부산은행이 지난해 외환거래 규모 증가와 환율 상승의 영향으로 매출액이 96.8% 급증하며 처음으로 100위권 안으로 진입(89위)하는 등 100위권 내 부산기업도 2001년 르노삼성자동차 1곳에서 3곳으로 늘었다.

전국 100위권 밖의 부산기업 중에서는 신재생에너지 붐 속에 현진소재가 전국 순위 2007년 865위에서 지난해 572위(부산 18위)로 무려 293계단이나 뛰어오르는 순위 상승 1위를 기록했다.평산도 같은 기간 742위에서 599위(부산 22위)로 143계단 뛰었으며 태웅도 529위에서 392위(부산 9위)로 137계단 뛰어오르는 등 풍력 관련 부산지역 ‘빅3’ 업체의 약진이 두드러졌다.현진소재는 이 기간 매출액이 79.9% 늘었고 태웅 71.9%, 평산 46.6%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조선업 호황과 철강가격 인상에 힘입어 금속관련 제조업의 약진도 두드러져 2007년 전국 순위 532위를 기록했던 대한제강도 260위로 272계단 껑충 뛰었고 부산 순위도 15위에서 4위로 올라섰다.특히 철강업체인 대호는 기존 포스트,가드레일업에서 영역을 확대해 대형 조선업체에 납품을 시작하면서 지난해 매출액 증가율이 무려 3479.3%의 기록적인 성장세를 보이며 순위권 밖에서 단숨에 부산지역 11위로 도약해 눈길을 끌었다.

반면 지난해 국내 1000대 기업에 포함됐던 의류업체 더베이직하우스와 화학업체 피피지코리아,엔케이스틸,광일금속 등은 원자재가 및 환율 급등의 여파로 순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부산지역 55개 기업의 지난해 매출액은 모두 30조9478억원으로 전년에 비해 33% 늘었으나 당기순이익은 8192억원으로 42.2%나 급감했다. 지역기업들의 규모가 영세하고 부품소재 등 대기업 협력업체들이 대다수를 이루고 있어 원자재 가격과 환율 급등이라는 경영환경 변화를 상품가격에 반영하는 등 민첩하게 대응하지 못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한편 1000대 기업 내 부산의 55개 기업 매출의 전국 비중은 1.7%로 서울(69.7%),울산(2.5%),인천(2.3%)에 이어 4위를 기록했다.

부산=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