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방컬럼]비중격 만곡증 “코로 숨 쉬게 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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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중격 만곡증은 전 국민의 70%가 가지고 있을 정도로 흔하지만 그들 중의 일부는 만성적 코막힘으로 고생하게 된다. 코의 중앙에 수직으로 위치하여 콧구멍을 둘로 나누는 벽인 비중격이 휘어져 코와 관련된 증상을 일으키거나 코막힘, 부비동염 등의 기능적 장애를 유발하는 경우를 비중격 만곡증이라 말한다.
비중격 만곡증은 여러 가지 원인에서 생길 수가 있다.
첫째, 자연분만 시 산도에 눌려 비중격 연골의 위치가 변하여 만곡이 발생하거나, 임신 중 수개월 동안 뱃속에서 태아의 코에 가해지는 힘에 의해 비중격 기형이 생길 수 있다.
둘째, 분만 시에 발생한 외상이나 성장기의 가벼운 외상이 아이가 성장함에 따라 비중격 기형을 초래할 수 있다. 연골의 내부 장력에 의하여 손상 받은 쪽으로 만곡이 발생하고, 직접적인 외상이 원인일 경우에는 흔히 코모양의 이상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다.
셋째, 비갑개의 비후(두꺼워짐), 폴립, 물혹, 코 안의 종양이나 이물질 등에 의해 장시간 비중격이 압박되면서 기형이 생길 수 있다.
위에서 보듯 비중격 만곡증의 증상은 매우 다양하지만, 공통적으로 갖는 가장 주요한 증상이 바로 코막힘이 있다는 것이다. 좁아진 쪽의 코가 막히는 경우가 많지만, 만곡 된 쪽과 코막힘을 느끼는 쪽이 항상 일치하지는 않으며 오히려 넓은 쪽의 코가 막힌다고 느끼는 경우도 있다. 비중격 만곡증이 장기간 유지되었을 경우엔 하비갑개의 점막이 점점 두꺼워지는 비후성 비염이 생길 수가 있다.
이외에도 비중격 만곡증에 의해 후비루, 입호흡, 두중감(머리의 무거움), 기억력 감퇴, 주의 산만, 수면 장애, 수면 무호흡, 후각장애 등의 증상이 생길 수 있고, 감기와 같은 급성 비염이 잘 발생하게 된다. 특히 만곡된 부위가 비강의 측벽을 눌러 자극하는 경우, 주변의 지각신경이 압박되어 두통이나 안면통 등의 통증이 수반되기도 한다.
양방에서 비중격 만곡증은 비중격절제술로 치료 한다. 국소마취로 콧속에서 시행할 수 있고, 동시에 하비갑개의 비후한 부분을 절제하는 경우도 많다. 약국에서 쉽게 살 수 있는 코 점막수축제는 그 즉시 효과를 볼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이 약을 일주일 이상 사용할 경우에는 약물에 의해 비염이나 축농증이 새로 발병하거나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비중격 만곡증의 코막힘은 입호흡을 만들어 성장장애와 함께 두뇌에도 큰 영향을 끼치게 된다. 한창 자라는 아이들은 밤 10시에서 새벽 2시에 성장 호르몬이 왕성하게 분비되는데 숙면을 취하지 못하고 자주 깨게 되면 성장과 학습에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다.
감기나 비중격 만곡증, 기타 코 질환으로 코막힘이 심할 때는 지압을 이용해 코 양쪽 날개 부위의‘영향혈’과‘인당혈, 합곡혈’을 자극하여 주면 그 즉시 효과를 볼 수 있다. 그러나 그것은 단지 일시적인 효과일 뿐이다. 선천적으로 비중격이 남들보다 많이 휘어진 경우에는 우선 수술을 통해 공기의 호흡의 통로를 확보한 후 치료를 해주어야 한다. 그러나 수술하는 과정에서 점막의 손상이 나타나 정상적인 기능에 장애를 줄 수 있으므로 수술 전 의사와의 충분한 상담이 필요하다.
한의학에서 눈은 간(肝), 입은 비(脾), 귀는 신(腎), 코는 폐(肺)에 속하는 기관으로, 폐의 이상 신호는 바로 코의 이상신호라 한다. 폐가 찬바람에 의해 상하게 되면 코가 막히고, 콧물이 흐르며 냄새를 맡을 수 없게 될 뿐 아니라 폐에 열이 심하면 기침을 하고 숨을 헐떡거리는 것이 바로 코와 직결돼 있음을 증명해주고 있다. 폐는 공기를 들여 마셔 이것을 사람의 기(氣)에 넣어주는 일을 하고 있으며, 사람이 살아 움직이는데 꼭 필요로 되는 기(氣)를 주관하고 있다. 현대인들은 바쁜 직장생활과 심리적인 스트레스, 술과 담배, 누적된 피로와 운동부족 등으로 인하여 폐의 기능이 저하되고, 면역력이 약화되어 감기나 각종 호흡기 질환에 노출되기 쉽기 때문에 먼저 폐의 원기를 북돋아 주어야 한다.
더불어 저출력 레이저를 이용해 코의 양쪽 점막을 치료하고 틈틈이 생리식염수와 녹차세척을 이용해 콧속을 청결히 해주는 것이 좋다. 수면시간은 언제나 충분히 갖는 것이 좋다. 코막힘은 입호흡을 만들어 성장기 어린이에게 키성장과 학습장애에 영향을 줄 수 있으므로 무엇보다 조기 치료가 가장 중요하다.
(도움말=코알레르기클리닉 강남영동한의원 경희대외래교수 한의학박사 김남선 원장)
장익경기자 ikjang@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