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분기 가계 빚이 5년 9개월만에 '감소'로 돌아섰다.
소비가 위축된 가운데 금융기관, 카드사 등의 리스크 관리 강화로 대출과 판매신용이 감소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국은행은 27일 발표한 '2009년 1분기중 가계신용 동향'에 따르면 3월말 기준으로 가계대출과 신용카드 등에 의한 판매신용을 합한 가계신용 잔액을 683조6528억원(가계대출 647조6890억원, 판매신용 35조9638억원)으로 집계됐다.

전 분기보다 4조5935억원이 축소된 규모이며 2003년 2분기 이후 첫 감소다.

통계청의 2008년 추계 가구수인 1667만3162가구를 기준으로 가계당 부채는 4100만원 정도로 나타났다.

윤소영 금융통계팀 조사역은 "리먼브라더스 사태 이후 지난해 연말부터 부채 증가세가 둔화됐다"며 "경기가 부진하고 소비가 준 데다 은행 등이 리스크 관리를 강화하면서 전체적으로 부채 규모가 줄었다"고 말했다.

가계대출의 금융기관별 동향을 보면, 예금은행 대출은 부동산 규제완화와 저금리 등의 영향으로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전 분기보다 3조5451억원이 증가했다. 국민주택기금 등의 대출은 7483억원이 늘었다.

하지만 비은행금융기관 대출은 리스크 관리 강화, 금리 경쟁력 약화 등으로 2조1715억원이 감소했다.
여신전문기관 대출 역시 리먼사태 이후 회원자격 강화, 현금서비스 한도 축소 등이 지속되면서 1조9004억원 감소를 보였다.

지역별로는 3월말 기준 서울과 인천, 경기 수도권의 가계대출 잔액은 282조8238억원으로 1분기 중 4조375억원이 늘어나 전 분기와 비슷한 규모로 증가했다. 반면 비수도권의 잔액은 109조2944억원으로 전 분기 6334억원 증가에서 4924억원 감소로 전환했다.

판매신용은 지난해 4분기 이후 소비가 크게 위축된 가운데 신용카드회사의 리스크 관리 강화와 부대서비스 축소 등으로 3조9553억원이 줄었다.

여신전문기관의 판매신용은 3조9171억원이 줄었으며 백화점 등 판매회사의 판매신용은 381억원이 감소했다.

한경닷컴 박세환 기자 greg@hankyung.com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