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대세는 V라인이다. TV를 켜면 어느 채널을 돌려도 V라인과 연관된 광고를 볼 수 있다. V라인을 만들어 준다는 음료부터 화장품까지 그 제품군도 다양하다. V라인을 만들기 위해서 거울을 보는 대부분의 여성들은 '턱을 깎으면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한다. 하지만 이런 판단으로 병원을 찾는 환자의 80%정도는 얼굴형에 대해 그릇된 판단을 한 것이다.

“대부분의 환자들은 사각턱 때문에 얼굴이 커 보인다고 생각해서 턱을 깎으려고 합니다. 흔히 사각 턱, 네모 얼굴, 큰 얼굴은 같다고 생각하지만 원인, 진단, 치료 방법은 모두 다릅니다. 환자들은 얼굴형에 변화를 주기 위해 섣부른 자가진단으로 턱 수술을 받기보다는 정밀한 진단이 우선 받아야 합니다.”

안면윤곽 수술 전문인 프로필 성형외과 정지혁 원장의 말이다. 그는 제66차 대한성형외과학회 춘계학술세미나에서 V라인과 사각턱에 대한 오해와 수술 방법에 대해 발표한 바 있다.

요즘 말하는 V라인은 우리가 보통 말하는 갸름한 얼굴이다. ‘갸름하다’의 사전적 의미는 ‘보기 좋을 정도로 조금 가늘고 긴듯한 것’이다. 정지혁 원장은 “이를 기준으로 할 때 갸름하지 않은 얼굴이란 얼굴 길이가 짧거나 길이가 적당하더라도 폭이 넓은 얼굴입니다. 따라서 얼굴을 갸름하게 하려면 얼굴 길이가 짧다면 길이를 늘리고 길이가 적당하다면 폭이 좁아지도록 해야 합니다. 이를 무시하고 무조건 귀밑의 각을 깎아내는 사각턱 수술을 받는다면 수술 전보다 오히려 부자연스러워질 수 있어요.”라고 설명했다. 즉 얼굴 모습을 결정하는 것은 하악각보다는 전체적인 얼굴선에 달렸다는 얘기다.

얼굴형은 턱의 유무와 상관없이 턱의 기울기에 의해 결정된다. 일반적으로 ‘사각 턱’이라고 볼 수 있는 턱의 각은 거의 90도에 가깝다. 반면 달걀형 얼굴인 사람들은 각이 넓게 벌어져 140도에 가까워 각이 덜 져 보인다. 수술해서 턱을 깍지 않는 이상 턱에 각이 없는 사람은 없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경우가 연예인 박경림과 김희선의 얼굴형. 박경림의 옆선 턱은 90도에 가깝게 누워있는 반면 김희선은 옆 턱이 사선으로 누워있다. 즉 턱 선의 기울기에 따라 얼굴형이 결정된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원인에 따라 턱의 각을 자르는 것이 아니라 턱뼈 전체를 옮겨주는 수술이 필요할 수도 있다.

정지혁 원장은 "동양인은 서양인에 비해 얼굴 폭이 넓고 머리 앞 통수와 뒤통수의 둘레가 작은 편입니다. 반면 서양인은 얼굴 폭이 좁고 머리 앞 통수와 뒤통수의 둘레가 큽니다. 폭이 넓기 때문에 똑같이 뼈가 각이 져도 서양인보다 동양인의 얼굴이 더 넓어 보이게 되는 거죠. 작년에 세계에서 가장 섹시한 배우로 뽑힌 안젤리나 졸리도 사각턱이 심해요. 하지만 얼굴 폭이 좁기 때문에 우리가 말하는 '사각턱' 얼굴이 아닌 것처럼 보이는 겁니다."라고 덧붙였다.

안면윤곽수술을 한 후 얼굴이 작아 보이는 것은 실제로 얼굴이 작아진 것이 아니라 얼굴이 갸름해지면서 생긴 일종의 착시효과로 볼 수 있다. 착시 효과를 잘 유발시키기 위해 환자 개인에게 잘 맞는 수술법과 뼈의 절제 정도 등을 전문가가 정확히 설계해야 한다.

정지혁 원장은 "의사에 따라 미의 기준이 다르기 때문에 환자의 요구가 가장 잘 반영될 수 있는 병원을 찾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 스스로 거울을 보면서 잘못된 판단을 내려 무리한 수술을 감행해 원치 않는 결과를 나오는 일은 없어야 합니다."라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bnt뉴스 서예림 기자 / 동영상 김동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