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금 보장되고 고수익도 노리고…"ELD가 딱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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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 성향따라 안정.수익형 선택
주가 상승 기대로 자금 몰려
유사상품 ELS/ELF
예금자 보호 못받아 '유의'
주가 상승 기대로 자금 몰려
유사상품 ELS/ELF
예금자 보호 못받아 '유의'
최근 주식과 부동산 시장이 살아날 기미를 보이며 안전자산에서 투자자산으로의 ‘머니 무브’가 일어나고 있다.
하지만 보수적 성향의 투자자들은 지금이 주식이나 부동산에 투자할 타이밍인지를 놓고 고민에 빠진 경우가 많다.
다시 한번 시장 상황이 나빠질 수도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주가지수연동예금(ELD)은 정기예금 금리보다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고 원금도 보장되는 구조를 갖고 있어서 투자 대기자금을 예치해 두기에 적합한 상품이다.
◆주가 상승으로 각광
ELD는 예치한 자금의 일부를 원금을 보존할 만큼의 정기예금이나 채권 등에 안전하게 투자한 뒤 나머지를 주식이나 각종 파생상품에 투자해 추가 수익을 얻는 구조를 갖고 있다.
보통 만기 때 주가가 기준시점 주가보다 일정수준 이상 오를 경우 고수익을 낼 수 있고 주가가 하락하더라도 예금자 보호법 한도인 5000만원 이내에서 원금이 보장되도록 설계된다.
연 4~5%에서 수익률이 결정되는게 일반적이며 주가 상승 수준에 따라 연 30%까지 수익률을 주는 상품도 있다.
ELD의 만기는 1년이나 1년6개월 정도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ELD는 미운 오리새끼 신세였다.
지난해 만기가 돌아온 ELD 상품 중 70%이상이 당시 시중은행 1년제 정기예금 금리수준인 연 5%에도 미치지 보다 못한 수익률을 기록했다.
지난해 하반기에 만기가 돌아온 일부 상품의 경우 아예 수익률 0%를 기록한 경우도 있다.
하지만 최근 정기예금 금리가 3%대로 추락하고 주식 시장이 되살아나면 ELD가 새롭게 각광받고 있다.
주가 상승에 대한 기대감은 높으나 주식이나 주식형 펀드에 직접 투자하기는 꺼려하는 사람들이 아직도 많기 때문이다.
신한은행이 지난달 15일 접수를 마감한 ‘세이프 지수연동예금 9-3호’에 총 805억원의 자금이 몰렸으며 농협이 같은달 21일 접수를 마감한 ‘지수연동예금 09-1호’에도 215억원의 자금이 몰렸다.
농협이 지난해 상반기에 판매했던 ELD상품이 건당 50억~100억원 규모였던 것을 감안하면 2~4배나 판매 규모가 늘어난 셈이다.
◆안정형,수익형으로 나눠 판매
은행들은 고객이 투자 성향에 따라 선택할 수 있도록 ELD를 안정 추구형,수익 추구형 등으로 구분해 판매하고 있다.
예컨대 우리은행이 29일까지 판매하는 ‘하이믹스(Hi-Mix) 복합예금 21호’는 안정형과 고수익형 두가지 종류가 있다.
안정형의 경우 코스피200지수의 만기지수(2010년 5월28일 종가)가 기준지수(2009년 6월1일 종가) 대비 같거나 상승한 경우 연 4.85%의 수익률을 제공한다.
만기지수가 기준지수 대비 하락한 경우에도 원금보장은 물론 연 1.0%의 최저수익률을 보장한다.
고수익형은 기준지수가 만기지수보다 40% 미만으로 상승한 경우 만기지수 상승률의 16%를 이자로 준다.
만약 40% 이상 상승하면 수익률은 연 6.4%로 확정되며 만기지수가 기준지수 대비 하락하면 원금만 지급된다.
ELD는 원금이 보장되지만 중도에 해지하면 원금 손실이 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평균 5~7%에 해당하는 중도해지수수료가 부과되기 때문이다.
정기예금을 해지하면 금리 손해를 보지만 별도의 해지수수료를 내지는 않는데 비해 ELD는 중도해지하면 수수료 때문에 원금에서 손실이 날수 있는 것이다.
◆ELD 유사상품 ELS,ELF
ELD와 유사한 구조를 가지고 있는 상품으로 주가지수연동증권(ELS) 주가지수연동펀드(ELF) 등이 있다.
ELS는 증권사에서 ELF는 자산운용사에서 각각 판매한다.
ELS도 ELD처럼 자산의 대부분을 채권 등 안전자산에 투자하고 일부를 각종 파생상품에 투자한다.
최대한 원금 보장이 가능하도록 설계되지만 실적배당 상품인 만큼 예금자 보호를 받을 수는 없다.
ELF는 ELS에 투자하는 펀드다.
ELS를 만들 수 없는 자산운용사가 그와 유사한 상품으로 내놓은 것이 ELF다.
ELF 역시 예금자 보호를 받을 수 없다.
ELS와 ELF의 가장 큰 차이는 과세 부문이다.
ELS가 증권 상품인데 비해 ELF는 펀드 형태의 상품이다.
펀드 투자시 채권 차익에 대해서는 과세하지만 주식 차익에 대해서는 비과세하기 때문에 ELF는 채권 차익 부문에 대해서만 세금을 내면 된다.
반면 ELS와 ELD는 모두 수익에 대해 세금을 내야 한다.
다만 ELF는 일반 펀드와 마찬가지로 운용수수료를 내야 하기 때문에 오히려 수익률이 더 떨어질 수도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ELD가 예금자 보호법에 따라 원금이 보장되므로 안정성 측면에서 가장 뛰어나다고 볼 수 있지만 ELS나 ELF도 기본적으로 고수익을 추구하기 위해 설계된 상품이 아니라 안정 추구형 상품”이라며 “금융사가 각 상품을 판매하기 전 제시하는 조건을 잘 감안해 선택하면 정기예금 보다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태훈 기자 bej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