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재정부는 21일 '불황기 위기 극복에 성공한 기업과 실패한 기업 사례 및 시사점'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해외 기업들의 불황 타개 전략을 분석했다.

◆과감한 구조조정

미국은 1991~1993년 기업 투자와 가계 소비가 모두 감소하는 불황을 맞았다. 세계 최대 시장의 불황은 글로벌 기업들의 생존에 큰 위협 요인으로 작용했다. 하지만 핀란드의 노키아는 이 같은 상황을 한 단계 도약의 계기로 활용했다. 우선 1990년 제지 · 펄프 · PC 등 주력 사업을 과감하게 매각하고 유럽 휴대폰 2위 업체였던 영국의 '테크노 폰'을 인수,무선통신 사업을 본격화하고 나섰다. 제품 혁신에 올인했던 노키아는 1991년 최초로 GSM 방식의 디지털 휴대폰 상용화에 성공했고 1998년에는 세계 시장 점유율 1위에 올랐다. 반면 세계 최고 필름업체였던 코닥은 기존 아날로그형 사업에 매몰된 나머지 디지털 시대의 빠른 도래를 감지하지 못했다. 결국 디지털 카메라 시장 선점에 실패하면서 캐논 소니 등에 밀려버렸다.

◆핵심 사업 육성

일본도 1990~1999년 장기 침체를 겪었다. 복사기 프린터를 생산하던 캐논은 이 기간에 특허 기술 획득,연구 · 개발(R&D) 투자 규모 확대,종신 고용제 유지 등을 통해 미래를 준비했다. 이로 인해 핵심 인력 이탈을 최소화했을 뿐만 아니라 호황기 때 다른 기업들의 진출이 어려울 정도로 높은 진입장벽을 구축하는 데 성공했다. 2003년 캐논은 1000달러 미만 보급형 DSLR 디지털 카메라를 최초로 개발하면서 성장가도를 달렸다.

반면 산요는 가전 오디오 등 기존 주력 사업과 LCD,디지털 카메라 등 차세대 성장 사업을 동반 육성하는 '문어발식' 경영으로 실패한 사례다.

◆혁신적인 사업모델

2000년대 초 IT 버블이 꺼지기 시작하면서 급성장하던 MP3플레이어 사업도 주춤하기 시작했다. 이때 애플은 소니뮤직 유니버설뮤직 등 음원업체와 제휴해 아이팟이라는 하드웨어에 음악 콘텐츠 서비스까지 제공하는 전략을 들고 나왔다. 제품 대중화를 위해 사업 방식도 개방형으로 전환했다.

애플 운영 프로그램이 깔린 컴퓨터에서만 사용할 수 있던 아이팟이나 아이폰을 윈도 운영 프로그램에서도 작동할 수 있도록 한 것.이로 인해 애플은 일약 디지털 시대의 총아로 떠올랐다. 반면 PC 생산 업체였던 컴팩은 새로운 사업 모델을 발굴하기보다는 경쟁사 델컴퓨터에 맞서기 위해 무분별한 비용 절감만을 추진하다 2002년 HP에 합병됐다.

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