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국 정부가 금융위기 탈출을 위해 앞다퉈 경기부양책을 내놓고 있지만 그 효과는 내년 이후에나 나타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노버트 월터 도이치뱅크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19일 서울 한남동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열린 한국경제TV 창사 10주년 세계경제금융 컨퍼런스에 참석, “각국이 내놓은 경기부양책은 주로 내년에 집행되는 것이 많다”며 “적극적인 통화 및 재정정책이 속속 시행되고 있지만 올해 안에 대규모 효과가 나타나리라고 기대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로 인해 주요국의 올해 경제성적표도 예상보다 좋지 않을 우려가 있다고 월터 이코노미스트는 지적했다. 그는 “미국 국내총생산(GDP)는 올해 3% 이상 감소하고 유럽은 5%, 일본은 7~8% 가량 떨어질 것”이라며 “올해는 잃어버린 한 해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경기부양 효과가 가장 클 것으로 기대되는 중국에 대해서도 회의적인 견해를 제시했다. 그는 “경기 부양정책으로 경제가 추동될 수 있는 대표적인 나라가 중국이기는 하지만 이 역시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며 “게다가 최근 중국 정부가 발표하는 국가 통계 자체가 의심스러워 어느 정도의 효과가 있을 지는 정확히 예단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공적자금 투입 등 각국 정부의 경기 부양책이 상당한 부작용을 일으킬 것이라는 점도 경고했다. 월터 이코노미스트는 “경기를 살린다는 명분하에 부실기업에 대한 지원이 늘어날 공산이 크다”며 “이는 납세자의 소중한 돈을 없애는 것인데다 보호주의를 조장할 우려도 적지 않다”고 강조했다.

한경닷컴 안재석 기자 yagoo@hankyung.com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