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종합상사 매각 작업이 본입찰 하루만에 무산됐다.

현대중공업은 14일 현대상사 매각주간사인 우리투자증권으로부터 유찰 통보를 받았다고 발표했다. 현대중공업은 지난 13일 마감된 현대상사 인수를 위한 본 입찰에 단독 응찰했었다.

현대상사 매각을 주관한 우리투자증권이 유찰을 결정한 것은 채권단의 예상 인수 가격과 현대중공업이 제시한 입찰가격 차이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중공업이 제시한 인수가격이 예상 인수가격인 2500억~3000억원 수준에 미치지 못했다는 얘기다. 앞서 채권단은 인수 금액이 예상치와 맞지 않을 경우 매각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현대중공업이 채권단의 예상 가격 이하로 응찰한 것은 현대상사가 보유하고 있는 칭다오조선소의 심각한 부실 때문으로 알려졌다. 칭다오조선소는 적자를 거듭해오다 최근 자산(1767억원) 보다 부채(1853억원)가 많아져 자본잠식상태에 빠졌다.

현대중공업은 현대상사 인수 입찰에서 2000억원 이하를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칭다오조선소 부실이 1000억원 이상인 것으로 파악됨에 따라 인수 자금 이외에도 회사 정상화 자금까지 합쳐 총 3000억원 이상의 자금이 소요돼야 하는 탓이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입찰 때 제시한 가격을 공개할 수 없다"며 "인수 가격을 두고 의견 차이가 컸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2003년 9월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에 들어간 현대상사의 현대가(家) 복귀는 사실상 불가능하게 됐다. 현대상사의 주채권은행인 외환은행 등 채권단은 올해 내로 재입찰 과정을 진행할 예정이다.

장창민 기자 cm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