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의 온난화 속도가 세계 평균보다 두 배 이상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 같은 온난화 속도가 지속될 경우 21세기 말에는 제주도 울릉도 동해안 남해안 등 지역에서 겨울이 사라질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기상청이 7일 발간한 '기후변화 이해하기Ⅱ-한반도 기후변화:현재와 미래'에 따르면 지난 100년(1912~2008)간 한반도의 기온은 섭씨 1.7도 높아졌다. 이는 지구 평균기온 상승폭(0.74도)보다 두 배 이상 높은 것이다.

같은 기간 강수량도 19% 증가했다. 이에 따라 하루 평균 기온이 섭씨 5도 이하인 날을 의미하는 '겨울'이 지속되는 기간은 22~49일 짧아졌고, 하루 평균 기온이 섭씨 20도 이상인 날을 뜻하는 '여름'이 지속되는 기간은 13~17일 늘었다. 집중호우 발생률이 높아지고 겨울철에도 눈보다 비가 내리는 날이 많은 등 한반도가 아열대 기후화하는 경향도 나타나고 있다.

기상청은 온난화 추세가 지금과 같은 속도를 유지하면 21세기 말인 2100년에는 ?? 농도가 두 배로 높아지고 한반도 연평균 기온도 4도 높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강수량은 17% 증가할 전망이다.

국립기상연구소 기후연구과 권원태 과장은 "한반도의 기후변화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어 21세기 말에는 제주도 울릉도 동해안 남해안 지역의 경우 겨울이 사라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김일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