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르면 내년부터 초 · 중 · 고 교과서가 재생용지를 사용하는 친환경 교과서로 바뀔 전망이다.

3일 업계에 따르면 교육과학기술부는 저탄소 녹색성장 정책과 자원재활용을 위해 현재 100% 천연펄프로 만들고 있는 교과서 용지(고급인쇄용지)를 폐지(廢紙) 등이 일정 부분 들어간 재생용지로 교체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이르면 2010년부터 시행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교과부는 최근 강원대 창강제지기술연구소에 용역을 맡겨 재생용지의 인체 유해성이나 종이품질 등 관련 사항을 점검하도록 했다. 아울러 교과부는 일부 제지업체와 전문가들이 참여한 가운데 회의를 열고 친환경교과서의 시범 인쇄테스트까지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교과부 관계자는 "교과서에 재생용지 사용이 가능한지에 대해 검토 중"이라며 "오는 7월께 최종 보고서가 나온 뒤 교체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1990년대 일부 초등학교 교과서에 재생지를 쓴 그린교과서가 사용됐지만 인쇄품질과 형광물질 등 인체 유해성 논란 등으로 인해 중단됐다. 연간 교과서용지는 5만4000t(약 600억원)가량 사용된다. 이에 비해 재생용지는 일부 출판 서적 등에 쓰이고 있다. 지식경제부는 국산 폐지를 30% 이상 쓴 종이를 재생용지로 규정,GR(우수재활용제품)마크를 부여하면서 활용을 유도 중이다.

제지업계의 한 관계자는 "과거에는 재생용지가 컬러감 등 인쇄 상태가 좋지 않아 교과서 용지로 쓰이지 않았지만 지금은 품질 수준이 높아진 데다 유해성 측면에서도 문제될 것은 없다"고 설명했다. 한 제지 전문가는 "교과서용지를 재생지로 교체하더라도 가격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며 "경제성보다는 자원 재활용 등 환경보호 측면에 의미를 둬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교과서용지의 교체 추진과 관련,제지업계의 이해관계가 엇갈리고 있다. 재생지를 만들려면 폐지 등에서 잉크를 제거하는 DIP(De-inking Pulp) 시설을 갖춰야 한다. 신문용지를 생산하는 전주페이퍼와 대한제지 및 백판지를 생산하는 한솔제지는 DIP 시설이 있지만 현재 교과서 용지를 공급하는 한국제지 무림페이퍼 홍원제지 등은 이 같은 시설이 없는 실정이다.

김후진 기자 j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