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북미 양자대화ㆍBDA해결 등 목적 분명
올해 핵보유국 인정에 '올인'..6자회담 대안론도 `솔솔'


북한이 추가 핵실험을 위협하고 나섰지만 이를 제어할 마땅한 방법이 없다는 우려감이 북핵 외교가에 감돌고 있다.

북한이 2006년 핵실험을 실시할 당시에는 미국과의 양자대화와 방코델타아시아(BDA) 제재 해결이라는 분명한 목적이 있었던 반면 이번에는 이렇다할 조건도 없이 연일 위기감을 고조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북한이 이번에 '핵실험'을 위협하면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사죄'를 요구했지만 이는 불가능한 것으로, 핵실험 강행의 명분쌓기용으로 보일 뿐이다.

북한이 추가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실험을 통해 명실상부한 핵보유국 지위를 인정받은 뒤 협상장에 나서려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그래서 나온다.

외교 소식통은 1일 "북한이 미국 등 국제사회의 반응과는 상관없이 이미 방향을 정해놓고 움직이고 있다는 우려가 있는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북한의 6자회담 조기 복귀가 난망한 것은 물론 6자회담의 틀 자체에도 변화가 생기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적지 않다.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은 30일 상원 세출위원회에 출석, "북한이 이 시점에 6자회담에 복귀, 핵시설 불능화를 다시 시작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은 아니지만 가능성이 적어 보인다"고 말해 북한의 6자회담 복귀 설득이 쉽지 않음을 토로했다.

로버트 우드 국무부 부대변인은 더 나아가 6자회담 무산시 대안을 묻는 질문에 "우리는 (한반도 비핵화와 관련한) 전반적인 목표를 달성하는데 있어서 더 나은 방안이 있는지를 계속 모색해 나갈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질의응답 과정에서 나온 원론적 발언으로 보이기는 하지만 한.미 등에서 지금까지 간접적으로나마 `더 나은 방안 모색'같은 표현이 나온 적이 없다는 점에서 미국의 방침에 변화가 생긴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하지만 이는 대북 설득이 쉽지않은 현 상황을 평가한 원론적 발언이라는게 우리 정부 당국자들의 설명이다.

물론 우리 정부 또한 북한이 6자회담을 거부하고 있어 6자회담의 대안을 마련해야 하는 상황을 배제하지는 않고 있다.

외교 소식통은 "한.미 등은 아직도 분명히 6자회담이 북한 비핵화의 최선의 틀이라고 믿고 있다"면서 "다만 당장은 아니더라도 북한이 6자회담을 끝까지 거부한다면 현실적으로 다른 방안을 생각해야 할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정진 기자 transi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