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승철 신종인플루엔자대책위원장(삼성서울병원 교수)은 30일 "SI의 국내 유입을 막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한 만큼 '예방적 방역'이 아닌 '대응적 방역'으로 대처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날 한국과학기술한림원과 한국과학기자협회가 공동 주최한 'SI의 과학적 실체와 대응방안' 토론회에 참석한 각계 전문가들은 "세계보건기구(WHO)가 경보 수준을 격상했다고 해도 SI가 국내에서 대유행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의견을 모았다. 김철중 충남대 수의과 교수는 "국내 돼지들도 SI를 보유하고 있지만 전 세계적으로 퍼지고 있는 SI와는 전혀 다르다"며 "유전적 특성을 조사한 결과 전염성이 낮고 인간이 감염될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말했다.

▶국내에서 사람끼리 감염될 가능성은.

"안 생기란 법이 없다.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전파는 보편화돼 있다. 전 세계로 다 전파되고 국내에서도 상당수 환자가 발생해 입원자가 넘치고 사망자도 나올 수 있다. 과거에는 바이러스가 전 세계를 한 바퀴 도는 데 4개월 걸렸지만 지금은 이동이 활발해져 순식간에 전파될 수 있다. "

▶SI가 대유행할 수 있다는 말인가.

"바이러스가 대유행하기 위해서는 △신종 바이러스일 것 △대규모 발생 △높은 사망률(독성) △백신 미개발 △치료약 미개발 등 5개 조건 중 3개 정도를 충족해야 한다. 그러나 SI는 신종 바이러스이고 대규모로 발생하고 있지만 독성은 약한 것 같다. 멕시코 사망자 가운데서도 SI로 확진을 받은 환자는 그리 많지 않다. 또 이 질환이 발견된 지 한 달이 지났지만 피해가 지엽적으로 발생하는 것을 보면 계절 인플루엔자만큼 위험하지 않다고 본다. 미국에서는 매년 2만5000여명이 계절 인플루엔자로 사망하는데 SI는 이제 1명의 사망자가 확인됐다. 따라서 SI는 대유행하는 '황제 바이러스'가 되기 힘들 것 같다. "

▶검역망에 허점이 있다는 비판이 있는데.

"과거의 방역과 현재의 방역 개념은 달라져야 한다. 공항 등을 통제하는 '지역 방어'는 과거에나 통했던 것이다. 중요한 것은 사후 감시를 철저히 해 환자를 빨리 발견하고 피해를 최소화하는 '대응적 방역'으로 가는 것이다. 이 분야에서 한국은 WHO가 벤치마킹할 만큼 전 세계 최고 수준을 갖췄다. "


서욱진/황경남 기자 ventu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