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WHO의 경보 격상에 발맞춰 30일 중앙광역대책본부를 중앙SI대책본부로 확대하고 24시간 비상대응 체제를 가동하기로 했다. 중앙SI대책본부의 장은 전재희 보건복지가족부 장관이 맡는다. 정부는 하지만 국내 국가재난 단계는 현재의 '주의'로 유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WHO가 경보 수준을 격상했지만 아직 한국 상황은 그 정도 수준은 아니라는 판단에서다. '주의'에서 '경계'로 올리려면 SI 국내 유입 이후 타 지역으로 전파를 확인해야 한다.

국내의 SI 조사-검사 대상자는 16명으로 늘었다. 질병관리본부는 이날 오후 5시까지 SI 감염이 의심된다고 신고한 사람은 모두 41명이며 이 가운데 추정환자는 1명,조사-검사를 진행 중인 대상은 16명이라고 발표했다. 나머지 24명은 정상임이 확인됐다.

기업들도 비상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SI에 신속하게 대응하기 위한 상황실을 각각 본사에 설치하는 등 기업들의 움직임이 분주해지고 있다.

LG전자는 이날 서울 여의도 트윈타워 본사에 부사장급이 지휘하는 'SI 위기 대응 상황실'을 설치했다. 2003년 중국에서 사스(중증 급성 호흡기증후군)가 발생한 이후 처음이다. 위기 상황실은 이 회사의 국내 사업장을 비롯해 84개 해외법인,31개 해외지사의 상황을 면밀히 점검해 신속한 대응 시스템을 갖출 계획이다. LG전자는 운영 첫날 멕시코 4개 법인에 SI 백신인 타미플루 1000명분을 보냈다. 멕시코 주재 임직원은 총 3500명으로 이 가운데 한국인은 50명가량이다.

삼성전자는 본사에 'SI대책본부'를 설치하는 한편 멕시코 현지에 최창수 북미총괄 부사장을 팀장으로 하는 비상대책팀을 구성했다.

일부 대기업은 직원 가족들을 한국으로 돌려보내는 작업을 서두르기 시작했다. 포스코가 자동차강판 공장 준비팀으로 나가 있는 직원들의 가족(8명)을 1일 귀국시키기로 결정했고,대우인터내셔널도 직원 가족 전원을 이날 귀국 비행기편에 태웠다. 박동형 KOTRA 멕시코시티 센터장은 "일본의 스즈키,야쿠르트 등은 일찌감치 주재원 가족을 귀국시켰다"고 말했다.

농심,삼성엔지니어링,팬택 등은 29일부터 꼭 필요한 경우를 제외하고 재택 근무를 원칙으로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센터장은 "우려했던 조업 중단 등의 상황은 아직 발생하지 않고 있다"며 "28,29일 이틀 동안 멕시코 12개주(멕시코시티 포함)에 있는 106개 한국 기업에 문의한 결과 대부분 정상 근무 중인 것으로 확인했다"고 말했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