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경기 전망이 아직은 조심스럽지만 낙관적으로 바뀌었다.

FRB는 29일 이틀간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마치면서 발표한 성명서에서 "경기위축 속도는 다소 완화되고 가계 소비가 안정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또 "지난 3월 FOMC 이후 금융시장 상황이 개선되면서 경기전망이 약간 좋아졌다"고 평가했다. 이 같은 평가는 벤 버냉키 FRB 의장의 최근 발언과도 맥을 같이한다. 버냉키 의장은 이달 초 "경제 활동의 가파른 위축이 둔화되는 조짐들이 나타나고 있다"며 주요 근거로 주택과 소비 지표 등을 꼽았다.

하지만 FRB는 소득저하와 실업,신용경색 등으로 가계가 어려움을 겪고 있고 기업도 불투명한 매출 전망으로 고용을 줄이고 있는 점에 비춰 미 경제가 아직은 위축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경기회복 신호가 나타나고 있지만 경기저점을 확인한 것은 아니라는 얘기다.

FRB는 이 같은 경제상황 인식에 따라 연방기금금리(기준금리)를 현행 연 0~0.25% 수준으로 동결키로 했다. 또 통화공급 확대 정책도 유지하기로 했다. FRB는 3월 FOMC에서 앞으로 6개월간 최대 3000억달러의 장기 국채를 매입하고 연말까지 최대 1조2500억달러 규모의 모기지증권(MBS)과 2000억달러의 국책 모기지회사 채권을 매입하기로 했다. 다만 이번에는 장기국채 매입 기간을 '가을까지'로 수정해 신축적으로 운영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물가상승 압력에 대해선 종전과 마찬가지로 당분간 낮은 수준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이날 발표된 미국의 1분기 성장률은 -6.1%로 예상보다 악화됐지만 소비지출이 2.2% 늘고 기업재고가 감소해 경기 바닥에 대한 기대감을 높여줬다. 미 민간경제조사단체인 컨퍼런스보드가 전날 발표한 4월 소비자신뢰지수도 39.2로,작년 11월(44.9)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뉴욕=이익원 특파원 i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