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닷컴] 지난 1921년 일제시대에 도입된 ‘좌측통행’ 문화가 약 90년 만에 사라질 전망이다.

국토해양부는 29일 제12차 국가경쟁력강화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촤측통행 보행문화를 우측통행으로 전환하는 ‘보행문화 개선방안’을 발표했다.

국토부는 습관화된 통행 방법이 바뀌는데 따른 혼란과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공청회·정책토론회 등 여론수렴 과정을 거쳐 공감대를 형성한 뒤 단계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국토부는 보행 자율권 보장과 교통안전 측면을 종합적으로 고려,도로교통법 개정을 통해 빠르면 올해말 시행에 들어갈 계획이다.

국토해양부(옛 건설교통부)는 2007년 ‘좌측통행이 신체특성，교통안전，국제관례에 맞지 않다’는 지적 등 사회적 논란이 일자 도시계획,교통공학,행동과학,시민단체 등 전문가로 보행문화개선위원회를 구성,개선방안을 연구해왔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좌측통행은 △교통사고 노출우려가 크고 △보행자의 심리적 부담증가 △공항·지하철역 게이트,건물 회전문,횡단보도 보행시 보행자간 충돌 우려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생체반응 특성 실험결과(정신부하，눈동자 추적 등) 우측통행시 심리적 부담이 좌측통행때보다 13~18%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항·지하철역 게이트，건물 회전문，횡단보도 등에서 우측통행을 할 경우 걷는 속도가 1.2배~1.7배 빨라지고,충돌 횟수도 7~24% 감소하는 것으로 분석됐다.차량과 보행자간 비대면 통행이 대면통행으로 바꾸면 보행자 교통사고가 20% 감소하는 것으로 조사됐다.미국·캐나다·스페인 등 대부분의 국가에서 우측통행을 실시하고 있다.

이에따라 바람직한 통행방법으로 △현행 좌측통행 방식을 도로의 여건에 맞도록 ‘차량을 마주보고 걷는 방식(대면통행)’으로 전환하고 △보도와 차도가 나눠져있지 않은 도로에서는 ‘차량과 마주보고 통행’,△보도와 차도가 분리된 도로의 인도에서는 차도에 가까운 보행자가 차량과 마주보고 통행할 수 있도록 우측통행으로 전환,△횡단보도는 진입하는 차량과 원거리 확보를 위해 우측통행을 제시했다.

좌측통행 역사를 보면,지난 1905년 대한제국 규정에는 우측통행을 규정하고 있었으나,1921년 조선 총독부가 일본과 같이 좌측통행으로 변경했다.이후 1946년 미군정은 차량의 통행방법은 우측으로 변경했지만,사람의 통행방식은 그대로 두었다.

우리 정부도 1961년 ‘도로교통법’을 만들때 “보행자는 보도와 차도의 구분이 없는 도로에서는 좌측을 통행하여야 한다”고 규정했다.

도로교통법의 규정은 보도와 차도가 구분되지 않은 도로의 보행방식을 정한 규정이지만，이를 보도와 차도간의 관계가 아닌 보도내 보행방식이나 지하철 보행통로 등 교통시설로까지 확대적용해 좌측통행의 원칙이 생활속에 굳어져 왔다.

김동민 기자 gmkd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