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연 파문에 이어 이번에는 마약 사건이 터져 연예계가 또다시 술렁이고 있다.

특히 한창 주가를 날리는 배우 주지훈(27)이 포함된데다, 연예인들이 직접 일본에서 마약을 밀반입해 판매했다는 점에서 큰 충격을 주고 있다.

모델 출신으로 2006년 드라마 '궁'을 통해 스타덤에 오른 주지훈은 드라마 '마왕'과 영화 '서양골동양과자점 앤티크', '키친' 등에서 잇따라 주연을 맡으며 연예계 블루칩으로 떠올랐다.

그는 뮤지컬 '돈주앙'의 주인공으로도 활약했으며, '궁'으로 일본에서도 인기가 높아 지난달 말에도 일본에서 공식 기자회견을 여는 등 최근 3년간 큰 폭으로 성장해 주목을 한몸에 받았다.

이 때문에 그를 잡기 위한 연예 기획사들과 제작자들의 경쟁이 치열했는데, 이번 마약 사건으로 주지훈은 큰 타격을 입게됐다.

경찰은 주지훈이 지난해 3월께 두 차례 정도 마약을 투약한 혐의가 있다며 26일 불구속 입건했다.

여기에 영화 두 편에 조연으로 출연한 여배우 윤모(28)씨가 속옷에 숨겨오는 수법으로 일본에서 마약을 직접 밀반입한 사실이 적발되면서 연예계는 경악하고 있다.

경찰은 연예인들이 직접 마약을 밀반입해 판매, 투약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라고 밝히고 있다.

실제로 그간 황수정, 신해철, 싸이, 이현우, 신동엽, 전인권, 성현아 등 연예계를 뒤흔든 마약 사건은 심심치 않게 터져나왔지만 연예인이 마약 공급책으로 거론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경찰이 윤씨와 함께 구속영장을 신청한 예모(26)씨는 모델 출신으로 영화와 드라마, 뮤직비디오 등에서 활동했다.

주지훈과 절친한 사이인 그는 윤씨에게 세 차례에 걸쳐 마약을 구입, 투약한 혐의를 받고 있다.

연예계에서는 주지훈과 예씨가 과거 모델 시절부터 절친했고 비슷한 데뷔 과정을 겪은 다른 연기자들과도 친하게 지내는 점 등을 들어 이번 사건의 여파가 더 확산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한 매니저는 "주씨와 예씨가 함께 투약했다고 하니 비슷한 또래의 다른 연기자들도 연루가 되지 않았을까 걱정이 된다.

젊은 혈기와 호기심에 별다른 죄의식 없이 끼리끼리 어울렸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경찰이 관련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고 밝힘에 따라 연예계에서는 마약 파문이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경찰의 수사발표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연예계에서는 마약 사건이 끊이지 않는 이유에 대해 인기에 대한 스트레스와 불안감 등을 꼽는다.

그 결과가 우울증으로 이어지거나 마약에 대한 유혹으로 연결된다는 것.
또 그간 마약 사건에는 연기자보다 가수 쪽이 더 많이 연루됐는데, 이는 가수가 청중의 환호를 받는 무대 위에서 희열을 느끼다 무대 아래로 내려오면 극심한 공허감에 빠지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이 때문에 많은 인기 가수들이 정상의 위치에서 대마초 흡입 등 마약 파동에 휘말렸다.

재발방지를 위한 대책이 전혀 없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매번 연예인 마약 사건이 터질 때마다 대대적인 관심과 질타를 받지만 솜방망이 처벌에 그치는 경우가 많고, 이후 이들 연예인들의 연예계 복귀도 어렵지 않았기 때문이다.

한 기획사 대표는 "마약 사건에 연루됐다가 연예계에 복귀하지 못한 연예인을 본 적이 있냐"면서 "사건이 터진 당시에는 비난을 받지만 시간이 흐르면 모두 복귀해 멀쩡히 활동하고 있다.

그러니 마약에 대한 경각심이 크지 않을 수밖에 없다.

심지어 그런 연예인들 중 일부는 대마초 흡입은 합법화해야한다는 운동도 벌이고 있지 않나"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연예계에서 우울증으로 인한 자살에 대한 경각심이 커졌듯 마약에 대해서도 모두가 관심을 갖고 대책을 마련해야할 때"라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윤고은 기자 prett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