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까지 대통령직 유지"…사임설 일축

페르난도 루고 파라과이 대통령이 최근 사실로 밝혀진 숨겨둔 자식 문제에 대해 사과했다.

루고 대통령은 24일 수도 아순시온에서 이번 파문과 관련한 기자회견을 갖고 가톨릭 주교 출신인 자신을 '불완전한 인간'으로 표현하면서 거듭 용서를 구했다.

그는 그러나 "이번 논란과 관련해 제기되는 모든 책임을 질 것"이라면서도 사임할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루고 대통령은 "모든 파라과이 국민이 꿈꾸는 변화를 위한 계획과 국가적 이익을 위한 행동이 영향을 받아서는 안된다"면서 2013년 8월15일까지 예정돼 있는 임기를 마칠 것이라고 말했다.

루고 대통령은 지난 8일 비비아나 로살리 카릴로(26)라는 여성이 루고 대통령과의 사이에 2살 된 아들 길레르모 아르민도를 두고 있다는 주장을 제기한 지 닷새 만에 친자 관계를 인정했다.

이어 지난 20일에는 베니그나 레기사몬(27)이라는 여성이 "루고 대통령과의 관계로 2002년 아들 루카스 페르난도를 낳았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레기사몬은 자신이 17살 때 첫 딸의 양육을 외면하는 남편 문제를 상의하는 과정에서 루고 대통령을 알게 됐으며 이후 성관계를 가져 아들을 낳았다고 말했다.

그러자 22일에는 다미아나 오르텐시아 모란 아마릴라(39)라는 여성이 "루고 대통령과의 사이에 아들 후안 파블로를 두고 있다"고 주장했다.

파블로는 태어난 지 16개월이 지난 것으로 알려졌다.

아마릴라는 특히 파라과이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루고 대통령의 숨겨진 아들이 지금까지 드러난 3명을 포함해 최소한 6명은 될 것"이라고 말해 파장이 확산됐다.

루고 대통령은 제2, 제3의 여성들이 주장한 아들에 대해서는 아직 친자관계를 인정하지 않고 있으며, 법정 소송으로 확대될 가능성도 있는 상황이다.

루고 대통령은 2006년 12월까지 아순시온에서 400㎞ 떨어진 북부 산 페드로 가톨릭 교구에서 주교직을 맡고 있다 정치활동을 위해 사임 의사를 밝혔으나 바티칸으로부터 거부당하다가 지난해 4월 대선 승리 후 사임을 공식적으로 인정받았다.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fidelis21c@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