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을 복잡하게 만드는 일은 간단하지만,간단하게 만드는 것은 복잡한 일이다"라는 '메이어의 법칙'은 규제문제 등 많은 경우 단순화가 해법이 될 수 있지만 그 과정이 쉽지만은 않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는 명구다.

KS(한국산업규격) 인증으로부터 시작된 인증제도에 관한 한 우리나라의 정책은 '일을 복잡하게 만들어 온 것'이 사실이다. 현재 인증제도는 법정강제 39개,법정임의 59개,민간인증 60개 등 모두 158개에 달한다.

인증제도는 본래 소비자의 안전과 편익을 위한 제도이다. 그러나 1개 제품에 10여개까지 부착된 각종 인증마크의 의미를 제대로 이해하는 소비자는 드물다. 인증제도는 또 우수한 제품을 만드는 기업을 지원하는 제도이다. 정부와 민간인증기관이 우수한 제품에 대해 인증을 부여함으로써 그 품질을 보증하는 셈이다.

그러나 복잡한 인증제도는 기업 활동을 제약하는 사실상의 규제로 자리잡고 있다. 중소기업당 평균 3.3개의 인증을 취득하고 있으며,중복인증에 따른 기업부담이 연간 7900억원에 달한다는 조사도 있다. 복잡한 인증제도는 기업의 국제경쟁력 제고에도 도움이 되지 않고 있다. 국내에서 서너 가지의 법정강제인증을 획득한 제품 대부분이 수출하려면 또 다시 해당국의 법정인증을 획득해야만 한다.

정부가 국가인증제도를 올해부터 전면적으로 바꾸기로 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정부는 39개 분야 13개 인증마크를 새로운 국가통합인증마크인 'KC마크(Korea Certification)'로 단일화한다. 7월부터 지식경제부의 9개 인증제도에 대해 우선 도입하고,2011년부터는 8개 부처의 30개 인증제도에 확대 실시한다. 소비자들은 7월부터 'KC마크' 하나만 확인하면 안심하고 제품을 구입할 수 있다. 기업들도 종전 20개에서 9개 유형으로 줄어든 인증심사절차를 밟으면 되기 때문에 시간과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이제는 한국을 대표하는 국가통합인증마크인 'KC마크'를 세계시장에 알리고 국제적인 브랜드로 육성하는 일이 남았다. 유럽연합의 CE,일본의 PS,중국의 CCC 등 세계시장에서 통용되는 선발 마크의 사례를 벤치마킹해 지구촌 소비자들이 KC마크 하나로 한국제품을 신뢰하며 구입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