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의약품 시장이 저질 불법 의약품으로 몸살을 앓고 있으며,그 결과 외국계 제약사들이 이득을 챙기고 있다고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IHT)이 21일 보도했다.

중국 의약품 시장은 지난해 전년보다 26% 늘어난 7520억위안(약 148조8000억원) 규모로 매년 급성장 추세다. 하지만 당국의 규제 · 감독이 부실해 제대로 검증되지 않은 저질 약이 시장에 무더기로 쏟아지고 있으며,불량 약이나 불법 복제약 등도 만연하고 있다고 IHT는 전했다.

감기약을 사기 위해 약국에 들렀다는 펑젠리씨는 "기적 같은 효과를 자랑하는 수상한 약들이 약국에 가득 쌓여 있다"며 "내가 사는 약이 진짜인지도 미심쩍다"고 IHT와의 인터뷰에서 말했다.

가짜 발기부전치료제나 탈모방지제는 애교 수준이다. 심한 경우 간 이식이 필요한 B형 간염을 바로 낫게 해준다는 약이 약국에서 버젓이 판매되고 있다.

2006년에는 가짜 항생제를 먹고 6명이 숨지고 80명이 앓아눕는 일까지 있었다. 중국 국가약품감독국이 2007년 한 해 동안 적발한 불법 의약품은 33만건에 이르지만 이는 빙산의 일각일 뿐이라는 게 IHT의 설명이다.

중국산 의약품을 불신하는 중국인들은 외국계 제품으로 몰리고 있다. 중국 당국은 잇달아 의약품 관련 규제를 내놓고 있지만 별다른 효과를 거두고 있지 못하다. 국가약품감독국의 단속에도 불구하고 허가받지 않은 불법 의약품이 텔레비전 신문 인터넷에 버젓이 광고되고 있는 실정이다.

IHT는 부실한 중국의 의료보험이 근본적인 원인이라며,가난한 중국인들은 비싼 병원에 가는 대신 약국에서 검증되지 않은 약을 사기 마련이라고 덧붙였다.

조귀동 기자 claymo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