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처럼 열린 남북 접촉이니 잘 돼야 할텐데.."

현 정부 들어 남북 양자 현안을 다루기 위한 첫 당국자간 접촉에 참석하는 정부 대표단이 21일 오전 가랑비가 내리는 가운데 접촉장소인 개성을 향해 서울 삼청동 남북회담본부를 출발했다.

김영탁 통일부 개성공단사업지원단장과 문무홍 개성공단 관리위원장은 이번 접촉에 쏠린 국내외적인 기대와 최근 북한의 대북강경발언 등을 의식한 듯 사뭇 기대와 걱정이 교차하는 표정이었다.

대표단은 이날 오전 6시30분께 남북회담본부에서 현인택 통일부 장관과 조찬을 함께 한 뒤 이어 전략회의를 갖고 이날 접촉에 대한 최종 점검을 마쳤다.

현 장관은 이 자리에서 이번 접촉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적극적으로 접촉에 임해 좋은 성과를 가져오길 바란다고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어 대표단은 애초 출발 예정보다 45분 정도 이른 오전 7시15분께 대기하고 있던 승용차와 버스 1대에 나눠타고 현 장관을 비롯한 통일부 간부들의 환송을 받으며 방북 길에 올랐다.

앞서 북한은 20일 오후 남측 대표단 7명에 대한 통행(방북) 동의를 통보했다.

(서울연합뉴스) 유현민 기자 hyunmin623@yna.co.kr



김영탁 통일부 개성공단사업지원단장 등 우리측 대표단은 입을 굳게 다문 채 경의선 남북출입사무소를 통과해 개성으로 떠났다.

김 단장 등 우리측 대표단은 21일 오전 8시께 남북출입사무소에 도착해 귀빈실로 들어갔다.

남북 현안에 대한 관심이 높은 만큼 내외신 기자 80여명도 남북출입사무소 출경장 좌우에서 대표단을 기다렸다.

김 단장 일행은 20여분 뒤 귀빈실을 나와 굳은 표정으로 출경장으로 향했다.

김 단장은 입장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다녀와서 말씀드리겠다"며 출경장 안으로 들어가 오전 8시45분께 군사분계선을 넘었다.

문무홍 개성공단관리위원장은 이날 별도 차량을 이용해 대표단보다 앞서 방북했다.

출경을 위해 남북출입사무소에 나온 개성공단 근로자와 관계자들도 당국자간 접촉 성과를 기대하며 대표단 일행을 지켜봤다.

제조업체에 근무하는 이재명(45) 씨는 "남북간 대화가 잘 풀려 개성공단 근로자들이 마음놓고 일할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파주연합뉴스) 김도윤 기자 kyoon@yna.co.kr


통일부는 21일 기대반 걱정반 분위기 속에 개성에서 열리는 남북 당국간 접촉의 현지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현 장관은 이날 오전 10시 열리는 국회 예산결산위원회에도 홍양호 차관을 대신 보내고 남북회담본부에 머물며 임시로 마련된 상황실을 통해 현지 상황을 보고받고 있다.

통일부 당국자는 "오늘 하루 임시로 회담본부에 상황실을 마련했다"면서 "국제전화선을 이용한 팩스를 통해 개성공단관리위원회로부터 실시간 상황 보고가 이뤄지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통일부는 이날 남북접촉이 정식회담이라고 보기 어렵다는 점에서 예전 남북당국자 회담 때 남북회담본부에 설치했던 프레스센터를 설치하지 않았고 이날 대표단 방북에도 풀기자를 동행하지 않았다.

이 당국자는 "오늘 남북 당국자간 만남은 정식 회담이 아니라 단순 접촉"이라며 '회담' '대표단' '상황실'이라는 용어를 쓰는 데 조심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김 단장과 김남식 회담기획부장, 김기웅 지원총괄팀장 등 우리측 회담 참석자들은 왼쪽 옷깃에 '태극기' 배지를 달고 방북, 회담에 준하는 비장한 각오로 이번 접촉에 임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남북접촉은 오전 10시께 개성공단 내 북측 중앙특구개발지도총국 사무실 또는 개성공단관리위원회에서 시작됐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지만 아직 확인되지는 않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유현민 기자 hyunmin623@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