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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자칼럼] 승진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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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자 상사(장미희)가 회식 후 대리운전 기사를 부른다. 도착한 사람은 같은 부서 이 대리(이문식).운전석에서 "요즘 애들 학원비가…"라며 말을 잇지 못하는 이 대리에게 부장은 말한다. "낮에도 대리,밤에도 대립니까. 내년엔 둘 다 끝냅시다. " 이 대리의 얼굴은 금세 환해진다.

    가슴 한끝이 아려 오던 휴대폰 광고다. 그런가 하면 TV드라마 '내조의 여왕'에선 아내들이 남편의 취업과 승진을 위해 고객 설문조사는 물론 계약해야 할 업무 파트너 부인들 얼굴 마사지를 해주고 심지어 임원 부인 친정집 이사까지 도우러 간다.

    과장이 지나치다 싶은데도 불구,높은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는 건 일자리와 승진에 목매는 봉급쟁이와 가족들이 겪는 실상의 일면을 그럴 듯하게 그려내고 있는 덕일 것이다. 직장인에게 승진은 자존심이자 생존의 조건이다. 한두 번까진 몰라도 계속 물 먹을 경우 살아남는 것 자체가 위태로워진다.

    쫓겨나진 않더라도 주위의 냉랭하거나 안됐다는 식의 눈빛을 견디는 일은 간단하지 않다. 그러니 드라마에서처럼 상사가 괜한 트집을 잡거나 퇴근 무렵 새 업무를 떠맡겨도 웬만하면 꾹 참고 넘어간다. 뿐이랴.팀장의 유머가 썰렁하고 몇번 들은 것이어도 재미있다는 듯 웃어준다.

    세상이 변했다곤 해도 직장에서의 승진은 여전히 실력에 충성심을 더해야 유리하다고 보는 통념 탓이다. 평소 이렇게 노심초사하고도 인사철만 되면 초조와 불안에 가슴을 졸이다 과민성 대장염에 걸려 화장실을 들락거리는 게 이 땅 대다수 봉급쟁이들의 아픈 현실이다.

    우리나라 직장인들이 겪는 스트레스 요인 가운데 가장 심각한 것이 '승진 기회 결여'라는 보고도 있다. 이처럼 누구나 간절히 원하는 승진이 실은 건강에 해로울 수 있다는 발표가 나왔다. 영국 워릭대 연구진의 조사 결과 승진한 사람은 스트레스는 더 받는데 바쁜 나머지 병원가는 횟수는 줄더라는 것이다.

    세상에 쉬운 일은 없다. 승진 즉시 일은 늘어나고 직원 통솔,대내외 협력 등 짐은 무거워지는데 어느 것 하나 만만하지 않다. 오죽하면 대기업 간부 중 만성위염이나 스트레스성 대상포진 환자가 많다고 할까. 아랫사람 노릇도 어렵지만 윗사람 역할은 더욱 힘들다. 무작정 바라기보다 좋은 상사가 될 수 있도록 미리미리 대비할 일이다.

    박성희 수석논설위원 psh77@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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