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꽃보다 남자'는 종영됐지만 '꽃남'열풍은 계속되고 있다.

일본 순정 명랑만화를 원작으로 하고 있는 '꽃남'은 잘생긴 재벌 2세 집안의 고교생들과 서민 여고생의 러브 스토리를 다룬 드라마이다. 한편에서는 백마 탄 왕자님과의 러브 스토리를 꿈꾸는 여성들의 마음을 대변해주는 드라마라고 평가되고,또 다른 한편에서는 외모지상주의,황금만능주의,학교내 왕따,폭력성 등으로 대중문화의 질을 떨어뜨린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꽃남' 드라마가 방영되기 시작한 때는 찬바람이 거세게 불던 겨울이었고,무엇보다도 경기침체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어 우리 소비자의 마음이 그리고 지갑이 꽁꽁 얼어붙기 시작할 즈음이었다. '꽃남'은 값비싼 스포츠카,명품 패션 등의 호화스러운 생활 속에서 하고 싶은 것은 무엇이든 하고 마는 재벌 2세들을 보면서 비록 그것이 비현실적인 허구라 할지라도 그들의 삶을 동경하고 부러워한다. 현실과는 동떨어져있지만,소비자의 내재된 욕구를 시원하게 대변해주는 것이다.

비록 전반적인 경기 침체로 소비 심리가 위축된 것은 사실이지만,소비자가 갖고 있는 소비에 대한 강렬한 욕구와 욕망은 늘 변함이 없다는 것이다. 다만,이런 힘든 시기에 그들을 움직이게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과연 소비자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면밀히 탐색해 알아내는 것이 절실한 시점이다.

지금 소비자들은 그 어느 때보다 덜 먹고,덜 입고,덜 사는 모드로 전환 중이다. 기존에 구입하던 생활용품도 반드시 필요한지 여부를 체크하고,경쟁 제품들과도 꼼꼼하게 비교할 것이다. 반면,지금 당장 필요하지 않더라도 남들과는 다른 나만의 개성을 보여줄 수 있는 제품이라면 그것이 고가라도 서슴없이 대가를 지불할 것이다. 결국 소비자는 특정 제품이 '나'에게 줄 수 있는 혜택을 이성적으로 따져볼 것이고,특정 브랜드가 '나'에게 줄 수 있는 가치가 무엇인지를 감성적으로 따져볼 것이다.

시기적으로나 상황적으로 더 복잡해지고,더 까다로워진 소비자들.'꽃남'드라마가 끝나 잠시나마 잊었던 현실과 마주하며 공허함과 씁쓸함을 느끼겠지만,소비자들의 입맛에 맞는,그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는 제품과 브랜드를 마주한다면 그들은 주저없이 지갑을 열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