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BB'급 이하 중견기업들이 회사채 발행에 잇따라 성공하면서 신용등급이 투기등급인 소규모 업체들도 금융시장을 통한 자금 조달을 시도하고 있다.

10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신용등급이 'CCC'인 김종학프로덕션이 오는 15일 80억원 규모의 신주인수권부사채(BW) 발행에 나서는 등 4개 기업이 다음 주 총 630억원 규모의 주식 관련 사채를 발행할 예정이다. 180억원과 30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CB)를 발행키로 한 게임하이와 현대금속의 신용등급은 각각 'B+'와 'B-'이며, 신용등급이 'B0'인 케이디씨정보통신은 17일 70억원 규모의 BW를 발행한다.

신용등급이 'BB' 이하인 기업들이 발행하는 채권은 불황시 이자 지급이 불확실하거나 채무불이행의 위험이 커 투자부적격 혹은 투기등급으로 분류된다. 금융투자협회 관계자는 "지난해 10월 금융위기 이후 투기등급 회사채와 주식 관련 사채의 발행 시도는 전무하다시피했다"면서 "최근 'BBB'급 회사채 시장이 살아나면서 일부 기업을 중심으로 조심스레 발행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 지난 7일 동양메이저에 이어 신용등급 'BB+'인 한국상호저축은행도 이날 2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 발행에 성공했다. 은행과 모집주선을 맡은 교보증권을 통해 발행예정 금액보다 많은 319억원의 자금이 모여 발행에 큰 어려움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다음 주에도 'BBB'의 코오롱건설이 13일 250억원 규모로 발행에 나서기로 했고, 'B-'의 하이디인베스트먼트도 100억원 규모의 무보증채를 발행할 예정이다.

'BBB'급 이하 중견기업들의 회사채까지 시장에서 무난히 소화되고 있기는 하지만 투기등급 회사채의 발행은 쉽지 않을 것이란 지적이다.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