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닷컴]미국의 억만장자 투자자인 조지 소로스 소로스자산운용 회장이 6일 “미국 경제가 저성장과 고인플레이션을 특징으로 하는 일본식 장기불황을 맞을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소로스 회장은 이날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미 정부의 금융산업 구제는 은행들을 경제의 피를 빨아먹는 ‘좀비’로 변화시킬 수 있다”며 “이로 인해 경기침체가 길어질수 있다”고 밝혔다.그는 “미 경제가 3분기나 4분기에 회복되리라 생각하지 않는다”며 “이번 불황은 상당히 오래 갈 것”으로 전망했다.다만 내년엔 성장률 측면에서 뭔가 의미있는 변화가 있을지 모른다고 덧붙였다.

소로스 회장의 이같은 견해는 미 경제가 3분기에 마이너스 성장을 멈추고 4분기부터 회복할 것이라는 대다수 이코노미스트들의 전망과 거리가 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소로스 회장은 “경기회복은 일시 반등후 L자형으로 바닥을 기는 거꾸로 된 제곱근 모양처럼 진행될 것”이라며 “경기가 바닥을 치고 반등하더라도 곧바로 V자 형태로 회복세를 보이는 것이 아니라 다시 침체상태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그는 “현재 은행은 기본적으로 지급불능 상태”라고 진단하며 “금융부문와 주택시장의 정상화가 경기회복에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소로스 회장은 또 “현재 달러화는 매도 압력을 받고 있으며 언젠가는 세계 기축통화가 국제통화기금(IMF)의 특별인출권(SDR)으로 대체될 것“이라고 내다봤다.그는 달러가치가 급락하는 ‘티핑포인트(Tipping point)’가 올 위험성이 있다며 이 경우 물가는 오르고 성장은 정체되는 스태그플레이션에 빠질수 있다고 경고했다.그러나 장기적으로 보면 달러 아닌 기축통화를 갖는 것이 미국에도 유리할수 있다고 말했다.그는 글로벌 경제에 대해선 “중국을 올해 가장 먼저 경기침체에서 벗어나 내년에 글로벌 성장을 이끌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소로스 회장은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최근 미 증시 반등은 불마켓(강세장)의 시작이 아니라 약세장속에서 일시적으로 반등하는 ‘베어마켓 랠리’라고 진단했다.

박성완 기자 ps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