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전 삼성 회장의 장남인 이재용 삼성전자 전무와 이윤우 부회장이 4일간의 대만 방문 일정을 마치고 지난 주말 귀국했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를 이끌고 있는 두 사람의 동반 출장을 이례적인 일로 보고 있다.

이 전무는 지난달 6일 미국을 시작으로 40여일간 중국 일본 유럽 등에 있는 거래선을 혼자 돌아본 후 지난 17일 한국으로 돌아왔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30일 "이 부회장과 이 전무가 지난 24일 출국해 주요 거래선을 만나고 대만 현지법인의 현황을 점검한 후 27일 귀국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최근 시작된 대만 IT 업체들의 구조조정이 삼성전자에 미칠 수 있는 영향을 파악하기 위해 두 사람이 동반 출장을 다녀온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 미래 전략에 대해 논의하기 위해 함께 대만을 찾았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대만은 삼성전자의 반도체와 LCD(액정표시장치) 패널 분야 경쟁자들이 밀집해 있는 지역이다. 현재 대만 반도체 업계는 정부가 주도하는 구조조정 작업이 한창이다. 난야,파워칩,프로모스 등 6개 반도체 업체 중 일부를 통합해 정부 보조금을 지급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AU옵트로닉스와 치메이옵토일렉트로닉스 등이 포진해 있는 대만 LCD 패널 업계도 경기침체로 인해 공장 가동률이 뚝 떨어진 상태다. 업계에서는 반도체에 이어 대만의 LCD 업계도 구조조정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대만에서 어떤 거래선을 만났는지는 밝힐 수 없다"며 "기업의 통상적인 해외 파트너 방문일 뿐 특별한 목적이 있었던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한편 삼성전자는 2004년부터 5년간 대만에서 열었던 삼성모바일 솔루션포럼을 올해는 열지 않기로 했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