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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 정책자금 벌써 고갈… 속타는 中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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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은행대출 막히자 수요 몰려
    중진공, 4조2555억 '집행 끝'
    "올해 시설 투자 물 건너 갔다"

    동 파이프를 생산,가공하는 ㈜장현의 박태홍 사장은 자동화 설비를 들여놓기 위해 최근 중소기업진흥공단(이사장 이기우)을 찾아가 8억원가량의 '신성장기반자금' 융자를 신청했으나 거절당했다. 중소기업들의 자금난이 가중되면서 정책자금 신청자가 몰려 올해 책정된 1년분 자금이 이미 동이 나 중진공이 접수를 마감했기 때문이다. 박 사장은 "자동화 설비 투자를 고려해 올해 매출을 작년의 2배 정도인 20억원으로 잡아 놓았지만 차질이 빚어졌다"며 "매출목표를 달성하려면 자동화 설비 대신 수작업에 의존할 수밖에 없어 추가 고용으로 연간 3억6000만원가량의 인건비가 더 들어갈 판"이라고 울상을 지었다.

    중소기업에 대한 은행권의 대출기피 현상이 지속되는 가운데 중소기업 정책자금마저 바닥을 드러내면서 중기의 경영난이 한층 심화되고 있다.

    29일 중소기업진흥공단에 따르면 올해 중소기업 정책자금은 지난해보다 35%가량 늘어난 총 4조2555억원이 책정됐지만 신청금액은 6조507억원에 달한다. 이미 집행된 정책자금도 총 예산의 72.6%인 3조879억원에 이른다. 나머지 금액도 대부분 지원 대상 중소기업이 결정돼 예산신청에서 지원결정까지 소요되는 한 달 정도의 시차를 감안하면 늦어도 다음 달이면 모두 집행될 것으로 중진공은 예상하고 있다.

    이처럼 정책자금이 빨리 고갈된 이유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경기침체가 본격화돼 자금수요가 폭증한 데다 은행권이 BIS 기준을 맞추기 위해 중소기업 대출을 꺼리면서 자금수요가 정책자금으로 몰려들고 있어서다. 이종철 중진공 기업금융사업처 팀장은 "올해는 종전에 비해 6개월 정도 빨리 정책자금이 소진됐다"며 "정부가 정책자금 조기집행에 나서면서 융자신청 시기를 1~2개월 이상 앞당긴 탓도 있지만,은행권 대출이 사실상 막히면서 자금 수요가 중진공에 집중된 것이 가장 큰 이유"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중진공 측은 사업전환자금 및 자산유동화자금 등 일부 특수목적 정책자금을 제외한 시설자금,경영안정자금 등 대부분의 항목에 대한 신청접수 절차를 불가피하게 중단했다. 중진공이 취급하는 중소기업 정책자금은 시중은행과 달리 무담보,저금리(연 4%대)로 지원된다. 기술력과 사업성이 우수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신청을 받아 중진공이 지원대상 업체를 직접 결정한다.

    실제 1조2100억원 규모의 신성장기반자금의 경우 신청액이 1조5559억원에 달해 중진공이 지난 12일 신청접수를 마감했다. 또 1조원을 운영키로 했던 창업초기기업육성자금도 총 신청금액이 1조8973억원에 이르러 지난 11일 이후 접수가 중단됐다. 이외에 개발기술사업화자금(1580억원),긴급경영안정자금(7000억원) 등도 신청금액이 예산규모를 넘어 중진공은 추가 접수를 받지 않고 있다. 소상공인창업 · 경영개선자금(6000억원)의 경우는 이미 지난 1월에 신청접수가 마감됐다.

    이에 따라 대부분의 중소기업들은 시설투자를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선박건조 · 수리업체 K조선 관계자는 "요즘 중소기업 대출 연체율이 올라가면서 은행에서는 대출받을 엄두도 내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최근 중진공을 찾아 10억원가량의 시설자금 대출을 신청하려 했지만,접수가 마감돼 신청조차 하지 못했다"며 발을 굴렀다. 이와 관련,정부는 수요가 급증한 운전자금을 추가로 공급하기 위해 추경을 통해 긴급경영안정자금 1조원 및 소상공인지원자금 5000억원을 증액키로 했으나 시설자금에 융자하는 신성장기반자금,창업초기기업육성자금,개발기술사업화자금 등의 증액은 제외된 상태다.

    이종철 팀장은 "일자리를 늘리고 향후 경기회복에 대비해 성장 잠재력을 확충하려면 시설투자와 관련된 정책자금 증액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정선 기자 sun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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