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토크] 리처드 만 신임 뉴질랜드 대사 "만두라면ㆍ안동찜닭 맛에 반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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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교류 늘리면 통상 따라와, 1~2년내 FTA 가능"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먹어 본 만두라면과 안동에서 맛봤던 매콤한 '안동 치킨(안동찜닭을 이렇게 말했다)'의 맛을 잊을 수 없어요. 한국은 아직 낯설지만 아주 특별하고 환상적인 나라로 느껴집니다. "
지난달 20일부터 공식 업무를 시작한 리처드 만 신임 뉴질랜드 대사(52)는 지난 24일 밀레니엄 서울 힐튼호텔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한국에 대한 첫인상을 이렇게 표현했다. 마른 체구와 무테 안경에서 풍겨 나오는 딱딱하고 엄격한 이미지와는 달리 만 대사는 인터뷰 내내 유쾌하고 편안한 분위기를 이끌어갔다.
"'뉴질랜드' 하면 그저 유명 관광지로만 생각하는 한국인의 고정관념을 깨고 싶다"고 취임 포부를 밝힌 만 대사는 "뉴질랜드는 비록 역사는 짧지만 '반지의 제왕'으로 잘 알려진 영화산업을 비롯해 패션,요리 등 다양한 분야에서 유럽계와 마오리족 원주민,아시아계 등이 어우러진 다민족 국가로 역동적이고 혁신적인 문화를 자랑하고 있다"고 말했다.
28년간의 외교관 생활 대부분을 통상교섭 분야에서 활약해온 만 대사가 한국에 부임하자마자 제일 먼저 마련한 일반인 대상 행사가 바로 다음 달 4~5일 서울 강남 코엑스에서 열리는 뉴질랜드 문화 축제인 것도 문화 전달이 그 어떤 경제적 홍보 활동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뉴질랜드 언리미티드,뉴질랜드 페스티벌'이란 이름으로 진행하는 이 행사는 뉴질랜드 정부 주관 행사로는 가장 큰 규모로 음식과 와인,음악,교육 및 관광 등과 관련한 다양한 전시장과 체험장을 마련한다. 만 대사는 "나라 간의 외교도 결국엔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로 이뤄진다"며 "아무리 숫자상의 이해 득실을 강조해도 서로의 문화적 이해가 없는 경제 교류 강화는 불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지난 3일 이명박 대통령의 뉴질랜드 방문을 계기로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을 추진하기로 합의한 한국과 뉴질랜드는 오는 6월부터 정식 협상에 들어간다. 만 대사는 "키위와 목재 등 양질의 농 · 임업 자원 및 친환경 에너지 기술로 승부하는 뉴질랜드와 자동차 가전 등 공산품에 강점을 가진 한국은 상호보완적인 경제 관계를 맺고 있다"며 "한국 FTA 협상에서 가장 민감한 부분인 쌀과 쇠고기 분야에서 두 나라가 껄끄럽게 부딪치는 사안이 없어 향후 1~2년 안에 FTA가 순조롭게 체결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만 대사는 아울러 지난해 11월 총선에서 여당인 국민당 비례대표 국회의원으로 뽑혀 한국계 사상 처음으로 뉴질랜드 정계에 진출한 멜리사 리를 언급하며 "뉴질랜드 내 한국 교민사회가 20여년의 짧은 역사와 아직 1% 수준인 인구 비중에도 불구하고 눈부시게 성장하며 뉴질랜드 발전에 크게 이바지하고 있다"며 "외교부에도 한국계 외교관들이 몇몇 있는데 업무 능력이 매우 뛰어난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고 전했다.
글=이미아 기자/사진=임대철 인턴 mi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