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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자칼럼] 떡볶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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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먹어도 먹어도 배가 고프던 학창시절, 출출한 하교 길에 뿌리치기 어려운 유혹은 떡볶이 번데기 소라(다슬기) 찐빵과 같은 거리 음식들 이었다. 세월이 흘러 이런 추억의 간식거리들은 이제 그 자리를 대부분 패스트푸드에 내줬지만 여전히 그 자리를 고수하는 것이 있다. 바로 떡볶이다. 김치 없이 우리 음식을 얘기할 수 없듯이 떡볶이가 빠진 간식거리는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다. 그만큼 떡볶이는 한국을 대표하는 길거리 음식이다.

    비교적 싼 값에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 가장 서민적인 간식거리로 꼽히지만 떡볶이는 본래 아무나 먹을 수 없는 궁중 음식이었다고 한다. 조선시대 임금이 즐겼던 궁중 떡볶이는 고기와 야채 버섯 계란지단 등을 듬뿍 넣고 고추장 대신 간장으로 양념을 했다고 전해진다.

    지금과 같은 매운 맛의 떡볶이는 한참 뒤에 등장하는데 임진왜란 때 우리나라에 고추가 전해졌다고 보면 매운 떡볶이는 당연히 그 후에 생겼을 것이다. 매운 떡볶이가 일반화되고 서민 음식으로 정착한 것은 1950년대 이후라는 설이 유력하다. 이후 1970년대 서울 신당동 등지에 떡볶이 집이 하나둘 늘기 시작하면서 '국민 간식'으로 자리를 잡았다.

    그런 떡볶이가 세계화에 도전한다는 소식이다. 정부는 2017년까지 한식을 세계 5대 음식으로 발전시킨다는 목표로 내달 민관 합동의 '한식 세계화 · 산업화 추진재단'을 설립키로 했다. 특히 떡볶이 산업을 한식 세계화의 선두주자로 키울 방침이다. 지난 11일에는 용인에 떡볶이 연구소도 설립됐다. 학계 가공업체 등이 참여해 떡볶이 소스와 신제품을 연구하고 표준화 매뉴얼을 만들어 떡볶이를 글로벌 웰빙식품으로 키우기 위한 전초기지다. 이달 28~29일에는 서울 양재동에서 떡볶이 페스티벌도 열린다.

    사실 한국 음식처럼 많은 정성이 들어가고 건강에도 좋은 음식은 세계 어디에서도 찾아보기 힘들다고 한다. 그렇지만 우리 음식은 일본 중국 태국 등 다른 아시아권 음식에 비해서도 세계화에는 한참 뒤져 있다. 메뉴와 레시피의 규격화 표준화, 그리고 체계적 홍보와 소비자 연구 등이 부족한 탓이다. 떡볶이의 영어명 'Topokki'가 웹스터 등 주요 사전에 오르고 떡볶이가 지구촌 곳곳에서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을 날을 기대해 본다.

    김선태 논설위원 ks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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