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회사에 다니는 이석우씨(31)는 최근 경쟁사에서 제작한 광고를 보고 배경음악이 맘에 들었다. 그런데 처음 듣는 것이어서 곡명을 알 길이 없었다. 곧바로 인터넷포털 네이트(nate.com)에 접속했다. 해당 광고 동영상을 검색했더니 곡명 등 배경음악 정보가 좌르르 나왔다. 예전에는 주변 사람들에게 묻고 물어 답을 얻었지만 이제는 검색 한 번으로 쉽게 음악 정보를 찾을 수 있게 된 것.

동영상 사진 음악 등 멀티미디어 검색이 진화하고 있다. 파릇파릇한 잔디 색깔을 배경으로 찍은 사진만을 따로 찾을 수도 있고 특정 형상이 들어있는 사진만을 골라 볼 수도 있게 됐다. 검색포털들의 경쟁도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인터넷 상에 사용자제작콘텐츠(UCC)가 넘쳐나면서 멀티미디어 콘텐츠에 대한 쪽집게 검색 수요가 그만큼 커지고 있어서다.

◆나와 닮은 사람,검색으로 찾는다

요즘 나오는 똑딱이 디지털카메라는 얼굴인식 기능이 기본이다. 사람 얼굴을 자동으로 인식해 초점을 맞춰져 누구든 쉽게 사진을 찍을 수 있다. 이런 기능이 인터넷 검색에도 빠르게 접목되고 있다. 예컨대 김연아 선수의 사진을 얼굴 크기에 따라 검색할 수 있게 됐다. 김연아 선수가 친구나 팬들과 함께 찍은 사진도 찾을 수 있다.

검색에 얼굴인식 기술을 적용한 곳은 네이트의 '검색실험실'(lab.nate.com)이 대표적이다. 여기서는 사진 속에 등장하는 얼굴 수,얼굴 크기 등에 따라 인물 사진 검색이 가능하다. 사진이 촬영된 시점도 구분해서 찾을 수 있다. 인기그룹 빅뱅처럼 멤버가 여러명인 연예스타들의 사진을 찾을 때 특히 유용하다. 검색창에 '빅뱅'을 넣고 얼굴 수는 1개,얼굴 크기는 큰 이미지를 선택해 검색하면 멤버별로 한 명씩의 사진을 찾아볼 수 있다. 빅뱅의 데뷔 초기 사진을 보고 싶다면 '과거'로 바를 이동시키면 된다. 특정 기간을 입력해 당시 사진을 찾을 수도 있다.

구글(google.com)은 드로잉과 사진으로 이미지를 구분해 검색해주는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구글 검색창에 '김연아 드로잉'을 입력하면 드로잉으로 그린 김연아 사진이,'김연아 얼굴'을 입력하면 얼굴만 크게 찍힌 사진이 검색된다.

얼굴인식 기술 덕분에 인터넷 상에서 '나와 닮은 사람'을 찾을 수 있게 됐다. 파란(paran.com)에는 자신의 얼굴이 어느 연예인과 가장 많이 닮았는지 비교해 주는 서비스가 있다. 푸딩포토 서비스가 바로 그것이다. 꽃남 구준표와 자신이 어느 정도 닮은꼴인지도 알려준다. 네이트에서는 배경화면 색깔이나 인물이 입고 있는 옷 색깔이 같은 이미지만을 따로 검색할 수 있다. 분홍색 옷을 입은 김연아 사진만을 따로 찾을 수 있다.

네이트를 서비스하는 SK커뮤니케이션즈의 권승환 상무는 "과거에는 이미지나 동영상 파일의 제목이나 설명을 기초로 정보를 검색해줬으나 최근 얼굴인식 기능 등이 접목되면서 사진은 물론 동영상의 인물 검색이 훨씬 정확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길거리서 들은 음악 정보까지 척척

블로그나 카페 등에 배경음악이 일반화됐지만 가끔 곡명이 뭔지 몰라 답답할 때가 있다. 그러나 앞으로는 길거리를 가다가 우연히 듣게 되는 노래에 대한 정보도 검색을 통해 즉석에서 알 수 있게 된다.

네이트는 올 상반기 중에 길을 가다가 모르는 음악이 나올 경우 휴대폰을 통해 손쉽게 관련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흘러나오는 음악을 휴대폰에 저장해 네이트로 전송해주면 검색엔진이 어떤 노래인지를 찾아내 해당 정보를 알려주는 방식이다.

음원의 높낮이를 분석해 음악 정보를 찾아주는 서비스는 네이트가 이미 서비스 중이다. 동영상 음원검색 서비스가 바로 그것이다. 김연아를 검색하면 갈라쇼 동영상과 함께 배경음악도 찾아주는 식이다.

동영상 검색 기술도 진화하고 있다. 현재 동영상 검색은 동영상 파일에 붙은 메타정보(파일 제목이나 설명 등)를 근거로 정보 속성을 파악하는 방식을 쓴다. 가령 '박태환'을 검색할 경우 수많은 동영상 파일들 가운데 메타정보에 '박태환'이라는 키워드가 있는 파일만을 찾아주는 것이다. 수영선수 박태환을 찾고 싶은데 엉뚱한 박태환이 나올 수도 있다. 수영선수 박태환 동영상이라도 메타정보에 박태환이 없으면 찾지 못하는 한계가 있다.

이 때문에 동영상 검색에도 얼굴인식 기술이 적용되는 추세다. 이렇게 되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박지성 선수가 화면에 나오는 경기 장면만을 자동으로 편집할 수도 있게 된다. 그러나 동영상에 나오는 사람이나 사물을 검색엔진이 정확하게 구별해내는 기술은 아직 초기단계다.

따라서 최근에는 동영상이나 사진 등을 세세하게 분류해 이용자가 쉽고 편리하게 찾을 수 있는 서비스가 나오고 있다. 네이버가 2007년 말 선보인 스마트 파인더는 영화 자동차 휴대폰 등 많이 검색하는 품목이나 분야별로 세세하게 찾을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이를테면 서부영화를 검색할 때 미국에서 만든 영화,한국에서 만든 영화 등으로 나눠서 찾을 수 있도록 해준다.

이미지 인식 기술 전문업체인 올라웍스의 이구환 사장은 "특정 배우나 인물이 나오는 영화나 드라마,UCC 동영상을 검색할 수 있을 정도로 멀티미디어 검색기술이 발전하고 있다"며 "인터넷에 넘쳐나는 무수한 멀티미디어 정보를 보다 손쉽게 찾을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영태 기자 py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