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과 미국이'위안화 환율'에 이어 이번에는 '중국 수출'을 놓고 한판 설전을 치를 태세다.

론 커크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 지명자는 9일 상원 인준 청문회에서 "세계무역기구(WTO)를 포함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중국이 수출 의존도를 낮추고 내수를 진작시키도록 하겠다"며 "이를 위해 종합적인 (대중)전략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중국의 과도한 수출로 인해 미국이 천문학적 무역적자를 내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뜻이다. 이 같은 발언은 중국 지도부를 자극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천더밍 중국 상무부장(장관)은 이날 중국 공산당 교육기관인 중앙당교 발간 주간지 학습시보와 가진 인터뷰에서 "중국은 외부 수요 급감에 대응하기 위해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할 것"이라며 "안정적인 수출 증가를 위해 수출관세를 점진적으로 제로 상태로 낮추고 수출업체에 대한 재정 지원을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천 부장은 10일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 국회)가 열리는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가진 내외신 기자회견에서도 "향후 수개월간 대외무역 환경이 여전히 아주 나쁠 것"이라며 미국산 철강을 우선 구매토록 한 미국 경기부양법안으로 촉발된 무역보호주의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원자바오 총리도 최근 정부 업무보고에서 "내수 진작에 힘쓰겠지만 수출 둔화를 절대로 방치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수출이 1%포인트 늘면 18만~20만명의 일자리가 생긴다"(천 부장)는 인식 때문이다.

중국 수출은 지난해 11월부터 3개월 연속 전년 동기 대비 마이너스 증가율을 보였다. 2월 수출도 20% 이상 줄어 1월 수출 감소폭(-17.5%)을 웃돈 것으로 추정되는 등 경고음이 울리고 있는 상태다.

오광진 기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