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절대로 와인을 마스터할 수 없습니다. 사람들이 끊임없이 와인에 심취하고 열광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는 거죠."

아시아인으론 처음으로 '와인 마스터(Masters of Wine · MW)' 자격을 딴 지니 조 리씨(41 · 한국명 이지연 · 사진)는 "와인은 특별한 음료"라며 "최고의 와인은 믿을 수 없을 정도의 인격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씨는 "와인은 자신과 세상을 이어주는 통로"라며 "와인을 통해 기쁨을 얻을 수도 있고 슬픔을 느낄 수도 있고 친구를 만날 수도 있다"고 예찬했다.

현재 홍콩에서 생활하는 이씨는 지난해 9월 영국 와인마스터협회의 와인 마스터 자격을 획득했다.

이 협회가 1953년부터 부여한 와인 마스터는 현재 세계적으로 277명뿐인데 아시아에선 이씨가 유일한 자격증 보유자다.

이씨는 오는 9월 아시아인의 관점에서 본 와인 세계에 대한 책을 출판할 예정이다.

제목은 '아시아인의 식탁에서 와인 마스터하기'.총 400쪽 분량으로 앞부분은 와인 용어와 와인의 질 · 종류에 관한 설명으로 구성되며,뒷부분은 한국 · 일본 · 중국 등 아시아 10개국 음식문화에서 와인이 차지하는 역할 등을 사례와 함께 설명할 계획이다.

이씨는 1968년 서울에서 태어나 일곱 살 때 미국으로 이주했고 스미스칼리지(인문학),하버드대 공공정책학 석사를 취득했다.

그는 "1988년 교환학생으로 간 영국 옥스퍼드대 연수가 결정적으로 운명을 바꿔놨다"고 말했다. "당시 와인의 매력에 빠져 8개월은 공부하고 3개월은 프랑스 스페인 등 유럽 산지들을 여행했어요. 결혼 후 골드만삭스에 근무하는 남편을 따라 1994년 홍콩으로 이사를 왔는데 이때부터 음식과 와인 관련 글을 쓰면서 진로를 이쪽으로 결정하게 됐죠."

이씨는 2001년 와인 마스터 과정(2년)에 등록,네 자녀를 키우면서 2007년 와인 시음과 필기시험을 통과했고,지난해 9월 '고급 와인 허브(hub)로서 홍콩의 가능성'을 주제로 쓴 논문이 심사를 통과하면서 8년 만에 과정을 완료했다.

이씨는 현재 '~와인 마스터하기' 원고 마무리 작업을 하면서 영국 와인전문지 '디캔터' 등에서 칼럼니스트로 활동하고 있고 국내 잡지 '노블레스'에도 4월호부터 글을 연재할 예정이다.

최진석 기자/연합뉴스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