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병두 서울중앙지검 1차장검사(48 · 사시 26회)는 일복이 터진 사람이다. 그는 지난 1월19일 서울중앙지검에 부임한 다음날 터진 용산참사 수사본부장을 맡아 20여일간 거의 잠을 못 자고 수사를 지휘했다. 특히 현장에서 긴급체포한 농성자들에게 구속영장을 청구한 1월22일까지는 집에도 들어가지 못했다. 정 차장은 '안양초등생 살해사건'도 지휘했다. 경기지방경찰청을 지휘하는 수원지검 1차장검사로 최근까지 재직했었기 때문이다.

솔직 담백한 성격의 정 차장은 상황을 거침없이'정면돌파'하는 기질로도 유명하다. 정 차장은 수사결과를 발표한 지난달 9일까지 매일 대언론브리핑을 자청하며 수사경위에 대해 설명했다. 모든 상황을 보고받고 지시하고,수사 자료까지 검토하면서 언론까지 상대하느라 정 차장 휴대폰에는 항상 불이 났다. 그는 언론이 제기한 의혹 등에 대해서는 물러서지 않고 상세한 자료를 공개하며 반박했다. 경찰에 면죄부를 줬다는 일부 비판에도 구체적인 진술과 수치를 제시하며 조목조목 응수했다.

정 차장은 수사결과 발표 이후 사석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번 수사로 저도 많은 것을 배웠다"고 말했다. 검사 사회의'장군'격인 검사장조차도 힘들고 유례없었던 사건이었다는 뜻이다.

그가 지휘하는 서울중앙지검 형사부의 조직운영은 한층 강화됐다. 정 차장은 최근 8개월 동안 지루하게 끌어온 MBC 'PD수첩'의 광우병 위험성 왜곡보도 의혹 사건에 대해 전면 재수사를 선언했다. 그는 헌법재판소에 파견된 1999~2001년을 "상대적으로 일이 적었던 행복했던 시간"으로 꼽았다. 임채진 검찰총장의 각별한 신임을 받는 것으로도 알려진 그는 대검 범죄정보기획관 ·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장 · 법무부 검찰1과장 등을 거쳤다.

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