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이 3일 방문하는 뉴질랜드는 아름다운 자연을 가진 나라로 유명하다. 한국인들이 자녀를 대거 유학보내는 나라이기도 하다. 그동안 '큰 정부' 정책을 펴온 뉴질랜드가 작년 말 정권교체 이후 다시 '작은 정부'를 지향하면서 주목받고 있다. 세계 각국에서 대규모 구제금융을 실시하면서 정부 영향력이 커지는 추세여서 10여년 앞서 시행착오를 겪은 뉴질랜드는 '타산지석'이라는 평가다.

1980년대 뉴질랜드는 '작은 정부'의 모델로 불렸다. 1999년까지 진행된 항공 통신 철도 등 주요 공공사업의 민영화 결과 7만명이 넘던 공무원은 절반 이하로 줄었고,1994년 17년 만에 재정흑자를 달성하기도 했다. 하지만 급격한 개혁으로 실업자가 느는 등 부작용이 나타나면서 1999년 총선에선 노동당이 승리했다. 민영화 정책은 전면 수정됐으며,정부는 항공 철도 등의 재국유화와 국영은행 설립에 나섰다.

지난해 말 국민당으로 정권교체가 이뤄지기까지 노동당 집권 9년 동안 국가경쟁력은 크게 떨어졌다. 노동당이 휴일임금과 최저임금을 인상하는 등 노동규제를 강화하면서 1980년 이후 연평균 2~3%에 달했던 노동생산성은 2000년 중반 마이너스로 떨어졌다. 주요 산업의 국유화와 규제강화 조치는 외국자본 이탈을 불러왔고,주가는 곤두박질쳤다. 환경규제로 힐튼호텔 등의 투자계획도 줄줄이 취소됐다. 뉴질랜드는 지난해 초 선진국 중 맨 처음 경기후퇴 국면에 진입했다. 국민생활이 어려워지면서 작년 11월 총선에서 야당이 승리했다.

뉴질랜드의 대표적 정치평론가인 코린 젬스씨는 "경제에 대한 정부의 간섭이 지나쳐 경기악화를 불러왔으며,결국 정권이 교체됐다"고 전했다.

작년 말 출범한 국민당 정권은 노동규제 완화부터 착수했고,중장기 정책과제로 항공 및 전력회사 등의 민영화를 다시 추진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 같은 뉴질랜드의 역사는 '큰 정부'를 통한 과다한 시장개입이 경제에 악영향을 가져올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일본의 경제주간지 닛케이비즈니스는 "경제위기로 정부가 취해야 할 역할은 커졌지만,정부 개입이 가져올 피해에 대해서도 충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