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여록] 재계의 진짜 고민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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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훈 산업부 기자 taehun@hankyung.com
A그룹은 26일 긴급 임원회의를 소집했다. 전날 30대 그룹 공동 명의로 발표한 '대졸 초임 삭감을 통한 잡 셰어링' 이행방안을 논의하기 위해서다. 그러나 뾰족한 결론을 내지 못했다. 인사담당 임원은 "주요 계열사들이 아직 사업계획조차 확정하지 못한 상태에서 신입사원 채용 문제까지 숙제로 주어져 골치가 아프다"고 말했다.
대기업 그룹들이 '자발적으로' 잡 셰어링 동참을 결의하고서도 구체적인 방안을 정하지 못하는 이상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 대졸 초임 삭감폭에 대해서도 삼성과 LG그룹만 5~15%로 제시했을 뿐 나머지 28개 그룹은 얼마나 삭감할 것인지조차 계획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명색만 '합의'일 뿐이지 뭔가에 밀리듯 발표를 서둘렀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는 이유다. B그룹 임원은 "최악의 경기상황을 맞아 한 명이라도 더 일자리를 지킬 수 있도록 하자는 사회적 공감대가 확산되고 있는 것은 당연하고도 바람직한 일"이라면서도 "하지만 개별 기업이 처한 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채 몰아붙이듯 잡 셰어링을 강요하는 분위기는 솔직히 부담스럽다"고 털어놨다.
글로벌 불황의 직격탄을 맞은 산업 현장에서는 급속한 판매 부진을 견디지 못한 채 감산과 조업중단에 나서는 기업이 잇따르고 있다.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가 재고 조절을 위해 주요 공장에서 전격 휴무에 들어갔고,포스코는 작년 말 시작한 감산을 아직도 이어가고 있다.
이런 형편에서도 아직 감원에 나선 기업은 없다. '종신 고용'을 모토로 내걸었던 세계 최대 자동차회사 일본 도요타와 파나소닉 등이 수만명씩의 정리해고를 단행하고 있는 것과 대비되는 대목이다. 외신들도 인력 구조조정 없이 버텨나가고 있는 한국 기업들을 주목하고 있을 정도다. 이런 기업들이 잡 셰어링까지 '숙제'로 떠안게 된 것이라면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불황은 누적된 경제적 무리수로 인해 발생한 시스템 문제를 해결하는 치유과정이라는 해석이 있다. 무리하게 늘린 일자리로 인해 기업의 경영 효율을 떨어뜨리고,둔해진 몸집 탓에 경쟁력을 잃게 된다면 다시 호황이 찾아왔을 때 더 큰 '파이'를 얻기가 어려울 수밖에 없다. 보다 정교한 잡 셰어링 프로그램이 필요하다.
대기업 그룹들이 '자발적으로' 잡 셰어링 동참을 결의하고서도 구체적인 방안을 정하지 못하는 이상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 대졸 초임 삭감폭에 대해서도 삼성과 LG그룹만 5~15%로 제시했을 뿐 나머지 28개 그룹은 얼마나 삭감할 것인지조차 계획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명색만 '합의'일 뿐이지 뭔가에 밀리듯 발표를 서둘렀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는 이유다. B그룹 임원은 "최악의 경기상황을 맞아 한 명이라도 더 일자리를 지킬 수 있도록 하자는 사회적 공감대가 확산되고 있는 것은 당연하고도 바람직한 일"이라면서도 "하지만 개별 기업이 처한 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채 몰아붙이듯 잡 셰어링을 강요하는 분위기는 솔직히 부담스럽다"고 털어놨다.
글로벌 불황의 직격탄을 맞은 산업 현장에서는 급속한 판매 부진을 견디지 못한 채 감산과 조업중단에 나서는 기업이 잇따르고 있다.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가 재고 조절을 위해 주요 공장에서 전격 휴무에 들어갔고,포스코는 작년 말 시작한 감산을 아직도 이어가고 있다.
이런 형편에서도 아직 감원에 나선 기업은 없다. '종신 고용'을 모토로 내걸었던 세계 최대 자동차회사 일본 도요타와 파나소닉 등이 수만명씩의 정리해고를 단행하고 있는 것과 대비되는 대목이다. 외신들도 인력 구조조정 없이 버텨나가고 있는 한국 기업들을 주목하고 있을 정도다. 이런 기업들이 잡 셰어링까지 '숙제'로 떠안게 된 것이라면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불황은 누적된 경제적 무리수로 인해 발생한 시스템 문제를 해결하는 치유과정이라는 해석이 있다. 무리하게 늘린 일자리로 인해 기업의 경영 효율을 떨어뜨리고,둔해진 몸집 탓에 경쟁력을 잃게 된다면 다시 호황이 찾아왔을 때 더 큰 '파이'를 얻기가 어려울 수밖에 없다. 보다 정교한 잡 셰어링 프로그램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