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를 보호하는 여인이라고 불리고 싶습니다. "

소개를 부탁하자 정수희 틴트어카코리아 사장(37)이 내놓은 답변이다. 정 사장은 호주 최대 자동차 윈도 틴팅필름 제조업체인 '틴트어카(Tint · a · Car)'와 20년간의 독점 판매 계약을 맺고 올해 초 틴트어카코리아를 설립했다.

루마 3M 등 미국 회사들이 주도하고 있는 국내 자동차 윈도 틴팅(일명 선팅) 시장에 도전장을 던진 것이다.

정 사장은 "현재 국내 차 윈도 틴팅시장 규모는 5000억원 내외로 추정된다"며 "향후 5년 내에 시장점유율 30%까지 끌어올리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그는 틴트어카코리아 외에도 자동차 관련 특수필름 등을 수입 · 판매하는 '캣치더카'도 작년 초 설립,운영하고 있다. 캣치더카에서는 자동차 외부의 전체 또는 일부에 붙여 차 색깔을 바꾸는 효과를 내는 컬러 도장필름과 차 외부 도장 상태를 보호하는 투명 필름인 페인트 보호필름 등을 판매한다.

정 사장은 고등학교 때 미국으로 건너가 그곳에서 대학을 마쳤고 졸업 후 귀국해 무역업체에서 일한 경험을 갖고 있다. 그가 자동차용품 사업에 뛰어든 이유는 뭘까?

"원래 차를 꾸미고 치장하는 일에 관심이 많았어요. 차 틴팅도 보통 제품이 아니라 열차단이 되는 필름을 골라서 할 정도는 됐죠.그러던 중 국내에도 컬러 도장필름과 페인트 보호필름 등의 수요가 적지 않다는 것을 알게 돼 사업을 하기로 결심했어요. 처음에는 혈혈단신으로 미국 독일 등으로 건너가 관련업체를 찾으며 거래선을 확보했죠."

정 사장이 틴트어카코리아를 설립하게 된 것은 작년 열린 중국 상하이 모터쇼 관람이 계기가 됐다. 그는 캐치더카를 설립한 후부터 최신 자동차 정보를 얻기 위해 국내외에서 모터쇼가 열릴 때마다 찾아 다닌다.

"상하이 모터쇼 전시회장에서 틴트어카란 업체를 처음 보고 그곳 임직원들과 명함을 주고받은 뒤 한국에 돌아와 무작정 제품 수입에 관심있다고 메일을 보냈죠.틴트어카가 중국 업체와는 독점 계약을 체결하는 데 2년이나 걸렸지만 저는 두 달 만에 계약을 따냈습니다. 더구나 본사에서 올해 광고비의 50%를 대주는 파격적인 조건까지 얻었습니다. "

정 사장은 요즘 자신의 승용차 색깔을 적어도 2주일마다 한 번씩 바꿔보고 틴팅도 교체해 본다. 회사가 취급하는 제품들의 장단점이 무엇인지를 실제 체험해 보기 위해서다. 정 사장은 "소비자 입장에서 써봐야 좋은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해 줄 수 있지 않겠습니까"라며 "앞으로도 이런 신념을 계속 지켜나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상열 기자 mustaf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