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서울시내 각급 학교의 해외 수학여행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최근 원.달러 환율이 11년만에 최고치를 경신할 정도로 국내외 금융불안과 경기침체가 계속되면서 교육당국이 해외 수학여행 자제를 주문하고 나섰다.

서울시교육청은 올해 국가 및 가정 경제의 어려운 점을 감안해 해외 수학여행 및 고액 수련교육 또는 수학여행을 자제하도록 주문하는 내용의 `2009 수련교육 수학여행 운영안내'를 각급 학교에 시달했다고 25일 밝혔다.

시교육청이 직접 나서 학교들에 해외 수학여행을 자제하도록 주문한 것은 국내외 경기침체와 금융불안에 따라 학부모들의 부담이 커질 것을 우려하고 있기 때문이다.

보통 학생들의 해외 수학여행에 수십만원 내지 수백만원의 비용이 들고 있는데다 달러 가치가 높아지면서 해외여행을 떠나는 일반 국민도 줄어들고 있는 실정이다.

원.달러 환율은 폭등해 전날 1천516.30원까지 치솟았다.

이는 1998년 3월13일 1천521.00원 이후 10년11개월 만에 최고 수준이다.

그간 국제화 붐을 타고 해외 수학여행을 다녀온 학교는 지속적으로 늘어 2004년에는 10곳이 채 되지 않았지만 지난해에는 64곳에 달했다.

수학 여행지는 일본이 45개교, 중국이 27개교였으며 이들 학교 중에는 두개 나라로 학생들을 나눠 수학여행을 떠난 곳도 있다.

2년전 중국으로 수학여행을 갔던 고교생 일부가 현지에서 성매매를 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이후 중국을 수학 여행지로 선택한 학교는 38곳에서 지난해 27곳으로 줄고 일본이 33곳에서 45곳으로 증가했다.

그러나 최근 일본의 경우 100엔당 환율이 1천600원을 넘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해 일본으로 떠나는 수학여행도 부담이 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교육당국은 해외 수학여행으로 학생들 사이에 위화감이 조성되고 국내 여행지가 외면받는 부작용이 생기자 지자체들과 함께 국내 수학여행 활성화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또 같은 학년의 학생이 국내외로 나눠 수학여행을 떠나는 경우 학생 및 학교 간 위화감을 조성할 우려가 있어 이런 방식의 수학여행은 지양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올 봄에 업체를 선정하는 학교는 물론 이미 지난 연말 해외로 수학여행을 계획한 학교들도 국내로 여행지를 돌리기 위해 문의를 해오고 있다"며 "연락이 오면 가능하면 올해는 국내로 수학여행을 가도록 독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박상돈 기자 kak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