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명품찜질방 탐방기] 남한산성 내려다보며 찜질도 하고 데이트도 하고~
"이번 주말엔 또 어디로 가야 하나…."

주말이 부담스러운 아빠들이 적지 않다. 마음 같아서는 해가 중천에 뜰 때까지 늘어지게 늦잠을 자고 나서 리모컨을 끼고 소파에서 뒹굴고 싶지만,아내의 따가운 눈총과 아이들의 성화를 외면하기 힘들다. 요즘 같은 때는 콘도라도 잡아 외곽으로 나가려 해도 주머니 사정에 신경 쓰이는 것이 솔직한 심정이다. 이럴 때 해결책은 의외로 가까운 곳에 있다.

찜질방.어른들에겐 피로 회복을 위한 더할 나위 없는 휴식처이자 젊은이들에겐 저렴한 데이트 장소,아이들에겐 즐거운 놀이터다. 지난 17일 문을 연 '스파인가든5'를 포함,서울 시내에서 입소문을 타고 있는 찜질방을 소개한다.

◆골프장 클럽하우스 수준의 '럭셔리'
[서울의 명품찜질방 탐방기] 남한산성 내려다보며 찜질도 하고 데이트도 하고~

스파인가든5는 17일 서울 문정동의 복합 쇼핑몰 '가든5'의 3개 동 중 하나인 '툴(tool)'관 10층에 문을 열었다. 면적은 6600㎡(2000평).골프장 클럽하우스 수준의 시설을 지향하며 50억원의 공사비를 들였다고 한다.

10층에 자리 잡은 만큼 전망이 무척 좋다. 욕탕은 물론 찜질방에서도 유리창 밖으로 멀리 남한산성과 서울공항까지 한눈에 들어온다. 이탈리아산 고급 대리석에 개인 샤워 시설마다 칸막이를 다는 등 곳곳에서 럭셔리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로마 시대 '카라칼라 대욕장'에서 모티브를 얻은 아치 스타일의 인테리어와 함께 찜질방 중앙에는 중층 발코니가 있다.

찜질방은 2개의 불한증막과 아토피 치료방,산소삼림욕방,아이스방,참숯방,빛소금방 등 모두 7개.이 중 불한증막은 경기도 양평에서 가져온 소나무를 때는 재래식 방법을 쓴다. 아이들을 위한 아토피 치료방은 살균 효능이 있는 '피톤치드'가 나오는 편백나무로 마감했다. 부대 시설 중에선 룸당 10~20명이 들어갈 수 있는 5개의 VIP룸이 눈에 띈다. 소파,탁자,TV 등이 갖춰져 있으며 가족 모임이나 회의 등을 하기에 적합하다. VIP룸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사전에 예약해야 하며 요금은 기본료 2만원에 방에 따라 2~4시간씩 쓸 수 있다. 스낵 바 맞은편에 있는 북카페엔 1만여권의 책이 비치돼 있다. 책 대여료는 권당 300~1000원.또 하나 인상적인 곳은 무료 영화감상실.150인치 대형 스크린과 함께 눕기 편한 '리클라이드 의자' 40개를 구비,소규모 영화관을 연상케 한다.

결제 시스템도 한층 진화했다. 보통 식사하기 위해 현금을 들고 다니는 일반 찜질방과 달리 이곳에선 테마 워터파크에서나 볼 수 있는 '후불제 원키시스템'을 적용했다. 라커 키로 계산한 다음 나갈 때 한 번에 요금을 내는 방식이다.
[서울의 명품찜질방 탐방기] 남한산성 내려다보며 찜질도 하고 데이트도 하고~

◆야외수영장 · 온천탕이 있는 찜질방

지하철 1호선 용산역 광장 옆에 있는 '드래곤힐스파'는 입구부터 중국의 대궐에 들어온 듯한 분위기가 난다. 총 7층 건물 중 4층을 제외한 1~5층에 찜질방과 남녀 사우나가 있다. 건물 연면적이 1만3200㎡(4000평)로 서울 시내에 있는 찜질방 중 최대 규모다. 가장 큰 특징은 야외 수영장.20m 길이의 수영장은 가족들이 물놀이하기에 안성맞춤이다. 어른들을 위한 노천탕도 함께 있다. 수영장 옆에는 식당이 있어 바깥을 보면서 식사할 수도 있다. 내부에는 고려인삼탕 · 해수탕 등 다양한 한약재를 사용한 욕탕과 찜질방이 있다. 이집트의 피라미드를 연상시키는 '황토피라미드 명상수련실'도 인상적이다. 업체 측은 "생명력을 활성화시킨다는 피라미드 구조를 황토로 만든 것"이라며 "이곳에 바른 자세로 앉아 호흡하면 긴장이 풀리고 집중력을 높이는 데도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물이 좋은 찜질방은 어디?

광진구 구의동에 있는 강변 스파랜드는 지하 1200m에서 뽑아올린 물을 사용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 물에는 피부병이나 신경통 등에 효과가 있는 암반 유황 성분이 많이 함유돼 있다고 업체 측은 설명했다. 또 '소나무 장작 전통 불한증막''은 피라미드방''생잣나무방' 등 10개의 테마별 찜질방이 있어 찜질 마니아들이 애용하는 곳이다.

업체 관계자는 "은은 650여 가지 세균이 6분 이상 견디지 못하며 체내의 독성과 중금속을 배출시켜 주는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지하 1층은 찜질방,지하 2층은 사우나로 구성돼 있으며 규모도 9900㎡(3000평)로 상당히 큰 편이다.

강남고속버스터미널 1층에 있는 '센트럴 스파'도 '물 좋은' 찜질방으로 꼽힌다. 광천수 온천,불가마,옥냉방 시설을 갖췄다. 특히 욕탕물은 바로 옆에 있는 JW메리어트호텔에서 사용하는 온천수(지하 600m)를 끌어다 쓰고 있다. 또 경락 · 피부관리실 · 네일아트 등 뷰티 시설을 갖추고 있어 여성들에게 인기가 좋다.

◆찜질도 하고 헬스도 하고

찜질과 함께 몸매를 가꾸기 위한 운동을 원한다면 서울레저를 추천한다.

스쿼시 코트 3개에 헬스장,골프연습장,수영장 등을 갖추고 있는 스포츠 클럽이다. 스포츠 시설은 정회원을 대상으로 운영되지만 추가 비용을 부담하면 찜질방 고객도 수영장(2000원)과 스쿼시 코트(5000원)를 이용할 수 있다. 붉은소금원석불가마,황금불가마,보석불가마 등 9개의 찜질방이 있다. 이 중 불한증막 2개가 각각 남성 · 여성 전용으로 구분돼 있는 것도 이곳만의 특징이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

사진=김병언 기자 misa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