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들이] 도심속 S라인 역사와 예술이 흐른다
겨울의 막바지에 미술관과 박물관에서 '문화 나들이'를 즐겨보는 것은 어떨까. 취향이 맞는 친구들과 문화생활을 즐긴 뒤 차를 마시며 정담을 풀어도 좋고,연인끼리 다정하게 오디오가이드 이어폰을 나눠 끼고 전시장을 누벼도 좋다. 봄방학을 맞은 자녀를 데리고 오랜만에 집을 나서도 좋겠다. 서울시청 주변에는 서울시립미술관과 덕수궁미술관이 의좋게 모여 있고,광화문 방면으로 10분 정도 걸으면 서울역사박물관이 나온다. 내친 김에 삼청동까지 진출하면 국립민속박물관도 있다.

◆서양 현대미술을 한눈에


서울시립미술관에서는 '프랑스 국립 퐁피두센터 특별전-화가들의 천국'이 열리고 있다. 전시 작품은 프랑스 퐁피두센터 소장품 79점.눈여겨볼 작품은 작은 방의 벽에 가득 월계수잎을 쌓아 놓은 지우제페 페노네의 설치작품 '그늘을 들이마시다',마티스의 '붉은색 실내',미로의 '블루Ⅱ',막스 에른스트의 '프랑스의 정원' 등이다. 이 외에도 샤갈,피카소,레제,브라크 등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작가들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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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근,이중섭…근대미술을 만나다

덕수궁미술관의 '한국 근대미술걸작전-근대를 묻다'에서는 우리 근대미술의 진가를 확인할 수 있다. 박수근 이중섭 천경자 김환기 김기창 구본웅 이응노 등 근대미술가 105명의 회화 사진 조각 등 232점이 나왔다. 이중섭의 '흰 소',이쾌대의 '두루마기 입은 자화상',박수근의 '아기 업은 소녀',천경자의 '굴비를 든 남자' 등 놓치기 아까운 작품들이 많다.

각각 서양 현대미술과 한국 근대미술전이 열리고 있는 서울시립미술관과 덕수궁미술관은 쉬엄쉬엄 걸어도 지척이다. 서울시립미술관에 먼저 들러 피카소 등 서양 현대미술 거장들의 작품을 둘러본 뒤,덕수궁미술관으로 자리를 옮겨 우리 근대미술가들의 걸작을 감상하면 동서양 근 · 현대미술과 함께하는 알찬 반나절을 보낼 수 있다. 전시를 보고도 덕수궁 개방 시간이 남아 있다면 궁을 돌아보면서 하루 나들이를 마무리해도 좋다. 전시장을 둘러보는 시간도 그다지 길지 않다. 서울시립미술관 특별전은 40분~1시간,덕수궁미술관 걸작전은 1시간~1시간30분 정도.하루에 두 군데를 들러도 무리가 없다.

◆역사와 전통을 찾아서

서울역사박물관의 상설전시에서는 서울의 이모저모를 살필 수 있다. 조선의 수도였던 서울,서울 사람들의 일상 생활과 경제 생활,서울의 궁중문화 · 예술문화 · 학술문화 등과 관련된 자료들을 전시하고 있다.

작은 전시회 '소망과 해학,수(獸)'에서는 호랑이,사슴,거북 등 길짐승을 표현한 유물이 전시된다. 특별 전시인 '삼천사지 발굴유물 특별전'에서는 북한산 삼천사지 발굴조사 때 출토된 유물 150여점을 볼 수 있고,'시민기증 10년의 기억'에서는 시민 기증 유물 200여점을 관람할 수 있다. 27일 오후 7시에는 신예 성악가들이 결성한 싱플레이어스와 성악가 서정학씨의 공연을 무료로 즐길 수 있다. 또한 서울시립미술관 관람권(발매일 1개월 이내인 경우)을 소지한 사람의 경우 관람료가 약간 할인된다.

국립민속박물관에서는 다음 달 2일까지 기획전 '소와 함께 한 세상 이야기,우행(牛行)'이 열린다. 일상생활에서 찾아볼 수 있는 소의 여러 역할과 상징을 알 수 있는 전시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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