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전기밥솥업계 1위 기업인 쿠쿠홈시스의 아성에 2,3위 업체인 '부방테크론+웅진쿠첸' 연합군이 도전한다.

부방테크론(대표 이대희)은 생활가전사업을 확대하고 밥솥시장의 판도를 변화시킨다는 전략에 따라 특수목적신설법인(SPC)을 통해 웅진그룹 계열사인 웅진쿠첸의 밥솥사업부(생활가전사업부)를 260억원에 인수한다는 내용의 양수 계약을 체결했다고 18일 발표했다. 이로써 '1강 2약' 구도였던 전기밥솥 시장이 '2강' 체제로 재편될 전망이다.

전기밥솥시장은 현재 5000억원 규모로 추산되며 쿠쿠홈시스가 65% 안팎을 차지,10년째 업계 1위를 고수 중이다. 나머지 35%가량은 부방테크론과 웅진쿠첸이 각각 비슷한 규모로 양분하고 있다.

부방테크론은 인수 이후 신제품 개발에 주력하는 한편 당분간 자체 브랜드인 리홈과 함께 쿠첸 브랜드를 함께 사용해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할 방침이다. 이에 따라 쿠쿠홈시스와 마케팅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이대희 대표는 "이번 계약을 통해 주력 분야인 밥솥 시장의 경쟁력을 키워나가는 한편 향후 소형가전제품 전반을 아우르는 종합생활 가전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말했다.

부방테크론이 인수한 웅진쿠첸은 2004년 설립된 회사로 크게 생활가전사업부와 룰루비데를 생산하는 비데사업부로 나눠져 있다. 2008년 기준 사업부문별 매출 규모는 생활가전사업부 867억원,비데사업부 573억원 정도로 추정된다. 부방테크론은 웅진쿠첸의 연구생산인력,금형설비,매출채권 등 생활가전사업부만 인수할 뿐 비데사업부 및 공장,토지 등은 그대로 웅진쿠첸에 남게 된다.

한편 웅진그룹은 그동안 수익률이 높지 않았던 밥솥시장을 포기하는 대신 그룹 전체 사업의 포트폴리오 재정비에 한층 가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이번 계약에서 제외된 비데사업부의 경우 정수기,공기청정기 등을 생산하는 웅진그룹의 또 다른 계열사인 웅진코웨이(대표 홍준기)에 흡수 · 합병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웅진그룹은 이에 앞서 웅진해피올의 CS닥터사업부문을 웅진코웨이에 양도하는 한편 웅진홀딩스와 웅진해피올을 합병하기도 했다.

올해로 창립 34주년을 맞는 부방테크론은 주력제품인 전기밥솥과 함께 가습기,선풍기,그릴 등을 생산해 왔으며 2006년 브랜드 '리홈'을 선보이며 종합 생활가전업체로의 도약을 모색해왔다.

한편 이번 인수와 관련,정현교 쿠쿠홈시스 마케팅팀장은 "2000년대 중반 LG전자와 삼성전자가 밥솥시장에서 철수했을 때도 고객들이 쿠쿠밥솥으로 쏠리는 현상이 나타났었다"며 "이번 인수 · 합병을 통해 웅진쿠첸 고객의 상당수가 쿠쿠홈시스로 이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정선 기자 sun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