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리서치 결과에 따르면 '외모와 급여는 어느 정도 상관관계가 있다'고 한다. 우울한 뉴스만 쏟아지는 요즘,이런 때일수록 패션에 신경 쓰는 것이야말로 개인의 경쟁력을 높이는 좋은 수단이다.

그런 의미에서 해외 출장 갈 때 저렴하게 쇼핑할 수 있는 곳들을 미리 알아두고 떠나면 어떨까. '쇼퍼홀릭'이라면 비행기 티켓을 끊자마자 곧장 면세점으로 달려가겠지만,현명한 쇼핑 고수들은 여행지의 아울렛을 겨냥한다.

뉴욕 런던 밀라노 같은 대도시에는 대부분 패션 명소로 유명한 엄청난 규모의 아울렛이 있다. 꼭 수첩에 메모해 뒀다가 혹시 가까운 미래에 그 도시에 간다면 방문해 보자.

먼저 뉴욕으로 가보자.아울렛이 귀한 뉴욕에서 가장 각광받는 곳은 '센추리 21'이다. 테러로 무너진 옛 세계무역센터 자리인 '그라운드 제로' 바로 앞에 있다.

운 좋으면 명품 브랜드를 90% 이상 할인된 가격에 구할 수 있다. 취급 품목도 '아르마니''랄프 로렌' 등 유명 브랜드부터 '릭 오웬스' 같은 마니아 브랜드까지 다양하게 구비돼 있다.

시간 여유가 있다면 맨해튼에서 한 시간 거리인 '우드버리'에 들르면 어떨까. 수백 개 명품 아울렛 매장이 집결돼 있는 우드버리는 규모가 엄청나 반드시 지도를 챙겨야 한다.

'패션의 도시' 밀라노에 가면 필수 방문코스가 서울에도 있는 세계적 편집숍 '10 코르소 코모'의 아울렛이다.

'10 코르소 코모' 에서 도보로 5분 거리인 이 아울렛은 메인 매장에서 팔던 지난 시즌 제품을 반값에 살 수 있다.

가끔 '말도 안 되는 가격'에 팔아 실제로 '알렉산더 맥퀸'의 멋진 치노팬츠를 단돈 20유로(약 3만6000원)에 건진 경험이 있다.

각종 브랜드의 아울렛이 즐비한 밀라노에서도 '강추'하고 싶은 할인점은 '마르니 아울렛'이다.

특히 환상적인 남성복 라인이 많아 패션에 관심이 많은 남자들에겐 숨겨진 보물창고 같은 곳이다.

런던에는 멀티숍 '브라운스'의 아울렛인 '브라운스 라벨스 포 레스(Browns Labels For Less)'와 '버버리 프로섬'의 아울렛.그리고 '폴 스미스'의 아울렛 등이 유명하다.

이곳들도 훌륭하지만 가장 추천하고 싶은 곳은 런던에서 한 시간 떨어진 옥스퍼드의 '비스터 빌리지(Bicester Village)'이다.

이곳에선 거의 모든 명품 브랜드의 매장이 있고 그중에서도 영국 브랜드인 '멀버리''아쿠아스큐텀''버버리''카렌 밀렌' 등의 할인폭이 크다.

'패션의 수도' 파리에는 멀티숍의 원조 '콜레트'를 위시해 훌륭한 멀티숍과 부티크가 운집해 있어 어디부터 가야 할지 망설여지게 된다.

그럴 경우 파리 근교의 유명 아울렛 '라 발레 빌리지'를 추천한다. 한국인 여행객이나 유학생들의 입소문을 통해 반드시 들러야 할 곳으로 정평이 나 있다.

가까운 중국 상하이에선 '폭스 타운'이 들러볼 만하다.

작은 백화점을 연상케 하는 이 대형 아울렛은 지하 1층부터 지상 5층까지 상설 매장이 들어서 있고,명품보다는 스포츠와 캐주얼 브랜드를 아주 저렴하게 살 수 있다.

만약 '제냐'와 '보스','빨질레리' 등 남성 수트가 필요하다면 '상하이 아울렛 브랜드 다이렉트 세일 플라자'에 가보자.깔끔한 건물 외관과 인테리어도 훌륭해 관광코스로도 적격이다.

아울렛 여행지로 빼놓을 수 없는 곳이 홍콩이다. 홍콩을 대표하는 아울렛인 '스페이스'와 '호자이즌 플라자'에선 연중 50% 이상 할인된 가격에 명품을 구입할 수 있다.

특히 '프라다''미우미우''헬무트 랭' 등을 저렴하게 살 수 있는 곳으로 각광받고 있다. 다만 명성에 비해 베스트셀러 제품이나 핫 아이템을 찾기 힘들어 발품을 꽤 팔아야 한다.

세계는 넓고 아울렛은 많다. 어차피 너무 급박하게 바뀌는 패션시계 트렌드를 따라잡으려면 그만큼 투자와 노력이 불가피하지만 불황 때 가장 현명한 쇼핑방법은 '클래식'에 몰두하는 것이다.

할인폭이 큰 아울렛에선 오랫동안 입을 수 있는 스테디셀러 아이템을 구입하면 실패할 위험이 거의 없다. 물론 아무리 저렴한 아울렛이라도 충동구매는 절대 금물이다.

김현태 월간 '하퍼스 바자' 패션에디터 kimhyeontae@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