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아침에] 익명에 숨은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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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승원 <소설가>
연쇄살인범 게임하듯 세상희롱
떳떳이 얼굴 밝히는 사회 만들길
연쇄살인범 게임하듯 세상희롱
떳떳이 얼굴 밝히는 사회 만들길
모두들 게임을 즐기듯이 살아간다. 오래전에 이 땅의 한 유명 도둑이 일본에 가서 도둑질을 하다가 붙잡혔는데,일본에까지 와서 도둑질을 한 까닭을 묻자 일본에서 내 도둑질이 통하는지 어쩌는지 내기를 건 것이라고 했다. 그것은 하나의 게임이다.
시를 쓰기도 한다는 어떤 연쇄살인자는 이십명 이상을 죽여서 기록을 세우겠다는 생각으로 그 짓을 했노라고 털어놓았다. 또 어떤 연쇄살인자는 너희들이 나를 잡는지 못 잡는지 보자,하고 경찰과 내기를 걸었다고 했다. 그렇다면 그는 게임을 하듯이 살인을 저지른 것이다.
그들은 경찰이 초동수사에서 자꾸 헛다리만 짚는 것을 보며 얼마나 호쾌했을까. 경찰은 잔혹한 연쇄살인을 저지른 범인의 얼굴을 마스크와 점퍼에 달린 모자를 이용해 철저하게 가려 보호해주고 있었다. 인권과 초상권을 침해하면 안 된다 하여.
사람들은 자기 얼굴과 이름에 대한 명예와 책임이 있다. 자기 얼굴을 보는 사람이 없는 어두운 밤에는 길거리에서 함부로 방뇨를 한다. 쓰레기를 아무데나 버리고 침을 뱉는다. 얼굴을 가리고 들어가 강도질을 한다. 아무도 보지 않는 곳에서 성폭행을 하고 살인을 저지른다.
인터넷에 댓글을 다는 사람들은 모두 익명을 쓴다. 이로 인해 그 글들은 대개 잔인하고 야비하다. 얼굴과 이름에 책임지지 않는다는 생각으로 그렇게 함부로 지껄이는 것이다. 그들의 댓글은 한 여배우를 죽어가게 했다.
인간의 이면에는 만행의 게임을 즐기는 악마성이 들어 있다. 자기보다 약한 자를 철저하게 박해하는 악마성.가령 심장병으로 얼굴이 파리한 친구를 왕따시키는 아이들 이야기를 우리는 알고 있다. 악동들은 마치 게임을 즐기듯이 그 아이를 괴롭혔다.
경찰은 연쇄살인자가 자기 얼굴이 언론에 공개되자 당황해 하며 아들을 걱정했다는 말,연쇄살인 이야기를 책으로 펴내 그 인세를 아들들이 받도록 하겠다는 말을 우리에게 전해줌으로써 우리의 증오심을 불러일으켰다.
대명천지에 왜 얼굴을 가리는가. 신정아 변양균의 얼굴은 가려주지 않았으면서 왜 흉악범의 얼굴을 가려주는가. 그것은 어둠 속에서 익명의 야비하고 잔혹한 범행을 하는 자들을 보호해주는 것이다. 그것은 후속 모방 범죄자가 나올 수 있는 온상을 만들어 주는 것이다.
그것은 우리의 교육과 정면으로 배치된다. 우리는 어린시절부터 아버지가 지어준 이름과 어머니가 낳아준 얼굴을 더럽히지 말라고 공부했다. 그 얼굴과 이름에 책임지는 법을 배웠다. 그것은 한 사람의 오롯한 인격체가 되는 길,자기 혼자만의 확실한 이름과 떳떳한 얼굴을 가지는 것이다.
연쇄살인자의 행각을 뉴스를 통해 본 우리의 후세들은 어떤 생각을 했을까. 그들 가운데 경찰과 게임을 즐긴 그 범인을 영웅으로 본 아이가 있지 않았을까. 우리 후세 젊은이들은 컴퓨터 게임 세대이다. 게임에서는 적을 한사코 많이 거꾸러뜨리고 파괴하고 소멸시키는 자가 이기는 것이다.
이 세상에는 자기가 사는 세상으로부터 왕따를 당함에 대하여 복수하는 마음으로 잔혹한 범행을 저지르는 자가 많다.
따지고 보면 용산 철거민들도 세상으로부터 왕따를 당함에 대해 저항한 것이다. 그 저항이 정부와의 사이에서 누가 이기는지 보자,하는 내기나 게임처럼 확대되었던 것이다.
경찰쪽의 특공대를 투입한 진압작전도 게임하듯이 이루어졌다는 혐의를 벗어날 수 없다는 점도 우리를 곤혹스럽게 한다. 아,게임은 슬프다.
시를 쓰기도 한다는 어떤 연쇄살인자는 이십명 이상을 죽여서 기록을 세우겠다는 생각으로 그 짓을 했노라고 털어놓았다. 또 어떤 연쇄살인자는 너희들이 나를 잡는지 못 잡는지 보자,하고 경찰과 내기를 걸었다고 했다. 그렇다면 그는 게임을 하듯이 살인을 저지른 것이다.
그들은 경찰이 초동수사에서 자꾸 헛다리만 짚는 것을 보며 얼마나 호쾌했을까. 경찰은 잔혹한 연쇄살인을 저지른 범인의 얼굴을 마스크와 점퍼에 달린 모자를 이용해 철저하게 가려 보호해주고 있었다. 인권과 초상권을 침해하면 안 된다 하여.
사람들은 자기 얼굴과 이름에 대한 명예와 책임이 있다. 자기 얼굴을 보는 사람이 없는 어두운 밤에는 길거리에서 함부로 방뇨를 한다. 쓰레기를 아무데나 버리고 침을 뱉는다. 얼굴을 가리고 들어가 강도질을 한다. 아무도 보지 않는 곳에서 성폭행을 하고 살인을 저지른다.
인터넷에 댓글을 다는 사람들은 모두 익명을 쓴다. 이로 인해 그 글들은 대개 잔인하고 야비하다. 얼굴과 이름에 책임지지 않는다는 생각으로 그렇게 함부로 지껄이는 것이다. 그들의 댓글은 한 여배우를 죽어가게 했다.
인간의 이면에는 만행의 게임을 즐기는 악마성이 들어 있다. 자기보다 약한 자를 철저하게 박해하는 악마성.가령 심장병으로 얼굴이 파리한 친구를 왕따시키는 아이들 이야기를 우리는 알고 있다. 악동들은 마치 게임을 즐기듯이 그 아이를 괴롭혔다.
경찰은 연쇄살인자가 자기 얼굴이 언론에 공개되자 당황해 하며 아들을 걱정했다는 말,연쇄살인 이야기를 책으로 펴내 그 인세를 아들들이 받도록 하겠다는 말을 우리에게 전해줌으로써 우리의 증오심을 불러일으켰다.
대명천지에 왜 얼굴을 가리는가. 신정아 변양균의 얼굴은 가려주지 않았으면서 왜 흉악범의 얼굴을 가려주는가. 그것은 어둠 속에서 익명의 야비하고 잔혹한 범행을 하는 자들을 보호해주는 것이다. 그것은 후속 모방 범죄자가 나올 수 있는 온상을 만들어 주는 것이다.
그것은 우리의 교육과 정면으로 배치된다. 우리는 어린시절부터 아버지가 지어준 이름과 어머니가 낳아준 얼굴을 더럽히지 말라고 공부했다. 그 얼굴과 이름에 책임지는 법을 배웠다. 그것은 한 사람의 오롯한 인격체가 되는 길,자기 혼자만의 확실한 이름과 떳떳한 얼굴을 가지는 것이다.
연쇄살인자의 행각을 뉴스를 통해 본 우리의 후세들은 어떤 생각을 했을까. 그들 가운데 경찰과 게임을 즐긴 그 범인을 영웅으로 본 아이가 있지 않았을까. 우리 후세 젊은이들은 컴퓨터 게임 세대이다. 게임에서는 적을 한사코 많이 거꾸러뜨리고 파괴하고 소멸시키는 자가 이기는 것이다.
이 세상에는 자기가 사는 세상으로부터 왕따를 당함에 대하여 복수하는 마음으로 잔혹한 범행을 저지르는 자가 많다.
따지고 보면 용산 철거민들도 세상으로부터 왕따를 당함에 대해 저항한 것이다. 그 저항이 정부와의 사이에서 누가 이기는지 보자,하는 내기나 게임처럼 확대되었던 것이다.
경찰쪽의 특공대를 투입한 진압작전도 게임하듯이 이루어졌다는 혐의를 벗어날 수 없다는 점도 우리를 곤혹스럽게 한다. 아,게임은 슬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