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통화기금(IMF)이 경기침체에 따른 실업 증가 등으로 인해 미국 주택시장의 침체가 2010년까지 이어질 수 있으며,다른 국가로 전이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IMF는 오는 4월 개최되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담에 앞서 열리는 역내 각료회담을 위한 보고서에서 미국을 비롯한 세계 주요 국가의 주택 가격이 내년까지 계속 폭락할 것으로 보인다고 5일 밝혔다. 보고서는 특히 "주택 가격의 지속적 하락과 신용경색에 따른 모기지(주택담보대출) 위기가 실물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했다.

IMF는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각국이 좀 더 적극적으로 경기부양책을 추진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경기부양책이 효율적으로 실시될 경우 세계경제의 90% 가까이 차지하는 G20의 성장률이 최대 1.3%포인트 높아질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보고서는 또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악성 부실채권을 정부가 인수하는 배드뱅크 설립이 바람직하다고 권했다.

제임스 블러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이날 미주리주 클레이턴에서 열린 공인금융분석가(CFA) 모임에 참석,"미국이 단기적인 디플레이션에 빠질 우려가 있다"며 중앙은행이 직접 유동성을 공급하는 양적 통화 완화 정책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제프리 이멜트 제너럴일렉트릭(GE) 회장도 이날 월스트리트저널 주최로 열린 경영인 조찬에 참석,"미국 경제 상황이 1974~75년 이후 최악이며 더 악화되면 대공황 때와 비견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채권 투자의 귀재로 알려진 빌 그로스 핌코 최고투자책임자(CIO)는 "미국 경제를 살릴 수 있을 정도의 충분한 재정 투입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자칫 대참사가 빚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뉴욕=이익원 특파원 i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