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토피가 있는 작은 아이 때문에 '닥터유 골든키즈'를 샀는데 맛이 좋아 남편과 제가 더 많이 먹고 있습니다. "(네이버 아이디 cheju66)"원재료명을 보고 과자봉지를 내려 놓은 적이 한두 번이 아닙니다. 이런 의미에서 '닥터유'는 정말 스낵업계의 모범적인 제품입니다. "(소비자 최해진씨)

오리온의 프리미엄 과자 브랜드 '닥터유(Dr.You)' 바람이 거세다. 지난해 신제품이 드물었던 제과업계에서 '닥터유'가 출시 1년 만에 매출 400억원의 '빅 히트'를 친 것.더욱이 멜라민 · 이물질 파동 등 각종 먹거리 안전문제로 과자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팽배한 가운데 자녀 건강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주부들의 깐깐한 눈높이를 충족시킨 제품이란 얘기다.

'닥터 유'는 이름 그대로 '유 박사'에 의해 만들어진 제품이다. '유 박사'는 다이어트 지침서의 베스트셀러인 '누구나 10㎏ 뺄 수 있다'의 저자 유태우 전 서울대 가정의학과 교수(현 신건강인센터 원장)다. 유 박사가 2007년 2월 오리온 김상우 대표를 찾아와 "영양학적 설계로 과자 하나만으로 탄수화물 · 지방 · 단백질의 균형을 맞춘 제품을 만들어보자"고 제안한 게 탄생 배경이다. 유 박사와 오리온 중앙연구소는 이후 10개월간의 연구 · 개발 끝에 지난해 2월 닥터유 제품을 선보였다.

닥터유는 여러 면에서 기존 과자류와는 확연히 구분된다. 통밀 콩 현미 등 국산 곡물을 활용해 중국산 등 수입 원재료에 대한 우려를 차단했다. MSG · 인공색소 등 다섯 가지 식품첨가물을 넣지 않았고,제품마다 3대 영양소인 탄수화물 · 지방 · 단백질의 비율을 65 대 20 대 15로 맞췄다. '이천쌀과 우리 새우가 만나 더욱 맛있는 칼슘 쌀과자 새우라이스칩'처럼 제품 특징을 명확히 알릴 수 있는 핵심 문구를 제품명에 넣은 것도 소비자의 눈길을 끌었다.

유아의 아토피를 걱정하는 주부층을 겨냥,지난해 11월 선보인 '닥터유 골든키즈'도 월 매출 10억원을 웃돌며 히트상품 반열에 올랐다. 강진산 시금치,해남산 단호박 등 국내산 원료를 사용한 게 특징이다. 또 광고 모델도 제품 신뢰를 끌어올리는 데 한몫했다. 지난해 11월 드라마 '베토벤 바이러스'의 주연을 맡은 김명민을 내세워 믿을 수 있는 제품임을 강조했다.

이처럼 신뢰가 쌓이면서 지난해 '닥터유'의 총 매출은 396억원을 기록했다. 오리온의 대표제품 초코파이(715억원)와 포카칩(580억원) 초코칩쿠키(430억원)에 이어 4위의 기록이다. 올해도 신제품 5종가량을 선보이는 등 '닥터유' 열풍을 이어간다는 복안이다. 이관중 오리온중앙연구소장(부사장)은 "올해 600억원 이상 매출을 올려 '제2의 초코파이'로 육성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경쟁업체들도 닥터유를 잡기 위해 이달 중 프리미엄 과자를 잇달아 선보인다. 롯데제과는 국산 농산물을 활용한 어린이용 과자 다섯 가지를 내놓는다. 저열량 고영양 제품을 표방하며 가격은 2000원 이하로 전해졌다. 해태제과도 20대 여성을 겨냥해 유기농 원료를 활용한 프리미엄 발효과자 '뷰티스타일' 10여종을 출시한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