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한국 -4% 성장' 전망 왜?] 대외의존도 너무 높아…글로벌 침체땐 "2배 타격"
국제통화기금(IMF)이 3일 발표한 한국 경제 성장률 전망치 -4%는 세계 경제 성장률을 0.5%로 전망한 데 따른 것이긴 하지만 낙폭이 워낙 커 충격적이라는 평가다.

◆왜 이렇게 많이 내렸나

올해 한국경제 성장률을 지난해 11월 전망치(2%)에서 무려 6%포인트나 낮췄다. G20 국가를 통틀어 가장 큰 폭의 조정이다. 하향 조정의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무엇보다 수출 의존도가 높은 경제구조가 문제다. 세계경제 성장률 전망을 하향 조정(2.2%→0.5%)하면 수출로 먹고사는 나라는 타격이 두 배로 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식경제부가 최근 발표한 '2009년 수출입동향'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달 20일까지 한국의 주요 수출대상국에 대한 수출규모는 중국이 32.2% 감소(전년 동기 대비)한 것을 비롯해 미국(-21.5%),일본(-29.3%),EU(-46.9%),동남아국가연합(-31.7%) 등에서도 급감세를 보였다.

지난해 4분기 GDP성장률이 외환위기 이후 최악의 수준(전분기 대비 -5.6%,전년 동기 대비 -3.4%)으로 급락한 것도 전망 조정의 배경이 됐다. 세계경제 악화 추세를 볼 때 올해엔 의미있는 회복을 기대하기 어려운 만큼 낙관적인 시나리오를 짜도 '미세 회복'밖에는 안 되는 것이고 그 결과로 -4%를 제시했다. IMF는 2분기를 저점으로 회복되는 시나리오를 썼다. 1분기엔 전분기 대비 -0.8%로 추가 하락했다가 2분기에 0.0%로 올라선 뒤 3분기 0.7%,4분기 1.1%로 나아진다고 예상했다.

◆IMF 전망 적절한가

논란의 핵심은 마이너스의 폭이다. 정부는 -4% 전망은 너무 많이 나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근거는 크게 세 가지다. 우선 1분기에 전기 대비 마이너스 성장을 할 것이라는 예상은 '급락 후 반등' 효과를 고려하지 않는 오류를 범했다고 봤다. 과거 사례로 볼 때 특정 분기에 성장률이 급락하면 다음 분기엔 그에 따른 기저효과가 나타났다는 것이다. 다음으로 순수출의 성장기여도를 지나치게 적게 계산했다고 지적했다. IMF는 성장률 -4% 가운데 내수부문의 기여도가 -5.1%포인트,순수출 기여도가 1.1%포인트라고 했는데 이는 최악의 실적이었던 작년 4분기의 순수출 기여도(1.9%포인트)에도 한참 모자라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주장이다. 셋째 정부가 현재 추진 중인 경기부양정책의 효과를 충분히 반영하지 않았다는 점도 문제로 삼았다.

◆-4% 성장하면?

한국노동연구원의 최근 분석에 따르면 성장률이 0%이면 일자리 9만개가 줄어들고 -1%와 -2%일 때는 각각 12만개와 18만개가 감소한다. -3%일 때는 31만개,-4%이면 37만개가 줄어든다. 부도기업 수는 1만개 이상으로 늘어난다. -6.9%의 성장률을 보였던 1998년에는 2만2828개가 부도났고 카드대란이 불거졌던 2003년에는 3.1%의 성장률에도 불구하고 5308개가 망했다.

김인식/이태명 기자 sskis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