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경제의 동반 침체로 한국 수출이 무너지고 있다. 1월 수출은 자동차 반도체 가전 등 주력 품목의 고전으로 최악의 감소를 기록했다. 수입도 대폭 줄어 무역적자가 30억달러에 육박했다.

2일 지식경제부가 내놓은 '1월 수출입동향' 자료에 따르면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32.8% 감소한 216억9000만달러에 그쳤다. 이 같은 감소폭은 월별 수출입 통계를 작성한 1980년 이후 가장 큰 것이다. 세계 경기의 급격한 침체로 각국의 수입 수요 위축 및 이에 따른 국내 업체들의 감산과 휴무,설 연휴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탓이라고 지경부는 설명했다.

주요 수출 품목 중 자동차의 감소율이 55%에 달한 것을 비롯해 가전(-65.2%),반도체(-47%),자동차 부품(-51%)이 반토막났고 석유화학(-40%),철강(-19%),무선통신기기(-20%) 등도 큰 폭으로 감소했다. 선박만 전년 동기 대비 2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지만 전달에 비해서는 48%나 줄어든 수준이었다.

지역별(1~20일 기준)로는 최대 수출 시장인 중국에 대한 수출이 32.7% 격감했고 미국(-21.5%) 유럽연합(-46.9%) 일본(-29.3%)에 대한 수출이 모두 대폭 줄었다.

수입 역시 246억6000만달러로 외환위기 당시인 1998년 7월(-43.9%) 이후 가장 큰 32.1%의 감소율을 보였다. 이에 따라 무역수지는 29억7000만달러의 적자를 기록,올해 100억달러 이상 흑자를 내겠다는 정부 목표에 비상등이 켜졌다.

정재훈 지경부 무역정책관은 "한국뿐 아니라 주요 수출 경쟁국도 모두 큰 폭으로 수출이 줄어드는 등 글로벌 경기 침체에 따라 교역 규모가 급감하는 추세"라며 "실물경기 침체가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구분없이 심해지고 있어 당분간 수출 감소세는 지속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세계 각국이 자국 산업을 지켜내기 위해 보호주의 장벽을 쌓는 데다 다른 나라에 대한 자본투자를 줄이는 '금융보호주의'마저 기승을 부리고 있어 한국 수출이 심각한 위기를 맞고 있다"고 지적했다.

류시훈 기자 bad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