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여록] 설 民心도 '아전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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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혁 <정치부 기자 rainbow@hankyung.com>
'장님 코끼리 만지기'는 불교경전 '열반경'에 나오는 우화인데 딱 우리 정치권을 두고 하는 말 같다.
설 연휴에 민심을 만져봤다는 정치권 장님들 말이다. 유례없는 경제위기와 실업대란,용산 참사에 대한 민심을 놓고 저마다 아전인수식 해석에 열을 올리고 있으니 한심할 뿐이다.
연휴 기간 지역 내 500여곳의 상점을 찾아다녔다는 한나라당 A의원은 "여당 하니까 많이 힘들지,차라리 야당 때가 편한 거야"라며 상인들이 등을 토닥거렸다고 한다. 서울 한복판을 지역구로 둔 그는 "새 차를 뽑았으니 신나게 달릴 수 있도록 기름을 넣어주는 게 순서라고들 하더라"며 입에 침이 마르게 시민들이 여당 역할론을 주문했다고 주장했다.
반대로 10년 만에 권력에서 밀려난 민주당 중진 B의원은 "1급 공무원 인사도 호남 출신들이 홀대받을까 걱정"이라며 지역 민심이 싸늘하다고 전했다. 그는 "국회 무단점거를 손가락질하는 지역민은 거의 없었다"면서 "과속하는 자동차는 위험하니 잘 듣는 브레이크가 필요하다는 걸 모두 잘 아시더라"고 으쓱해했다.
충청도 지역의 자유선진당 C의원은 "연휴 사흘 동안 만나는 사람들마다 '경제 하나 보고 찍었더니…이젠 기대두 안 혀'라거나 '민주당은 왜 자꾸 한 · 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반대만 하는겨'라고들 싸잡아 욕했다"고 말했다. 장 · 차관 인사에 대해서도 "'정권의 충청 홀대가 어제오늘 일이냐'는 반감이 많더라"는 전언을 잊지 않았다.
대선과 총선 결과로 정치지형이 바뀐 정당들이 어찌 저 편한 대로 만지고 느끼고 싶지 않겠는가마는 해도 해도 너무하다는 생각이 든다. 국회의원들이 전해들은 민심 속에는 소속 정당에 와선 전하기 싫은 말들이 태반일 것이다. 그런데도 자기 유리한 얘기만 장황하게 설명했다. 기자가 만난 한 상인은 "국회의원들 꼴도 보기 싫다. 정치도 못하는 것들이 지?C?C광들 하고 있네"라고 노골적으로 욕설을 퍼부었다.
설 민심이랍시고 정치인들이 전한 민심은 진짜 민심과는 너무나 거리가 멀다. 임시국회가 조만간 다시 열린다. 민심조차 왜곡하는 여야를 보니 민생은 제쳐놓은 채 정쟁으로 날샐까 벌써부터 걱정이 앞선다.
설 연휴에 민심을 만져봤다는 정치권 장님들 말이다. 유례없는 경제위기와 실업대란,용산 참사에 대한 민심을 놓고 저마다 아전인수식 해석에 열을 올리고 있으니 한심할 뿐이다.
연휴 기간 지역 내 500여곳의 상점을 찾아다녔다는 한나라당 A의원은 "여당 하니까 많이 힘들지,차라리 야당 때가 편한 거야"라며 상인들이 등을 토닥거렸다고 한다. 서울 한복판을 지역구로 둔 그는 "새 차를 뽑았으니 신나게 달릴 수 있도록 기름을 넣어주는 게 순서라고들 하더라"며 입에 침이 마르게 시민들이 여당 역할론을 주문했다고 주장했다.
반대로 10년 만에 권력에서 밀려난 민주당 중진 B의원은 "1급 공무원 인사도 호남 출신들이 홀대받을까 걱정"이라며 지역 민심이 싸늘하다고 전했다. 그는 "국회 무단점거를 손가락질하는 지역민은 거의 없었다"면서 "과속하는 자동차는 위험하니 잘 듣는 브레이크가 필요하다는 걸 모두 잘 아시더라"고 으쓱해했다.
충청도 지역의 자유선진당 C의원은 "연휴 사흘 동안 만나는 사람들마다 '경제 하나 보고 찍었더니…이젠 기대두 안 혀'라거나 '민주당은 왜 자꾸 한 · 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반대만 하는겨'라고들 싸잡아 욕했다"고 말했다. 장 · 차관 인사에 대해서도 "'정권의 충청 홀대가 어제오늘 일이냐'는 반감이 많더라"는 전언을 잊지 않았다.
대선과 총선 결과로 정치지형이 바뀐 정당들이 어찌 저 편한 대로 만지고 느끼고 싶지 않겠는가마는 해도 해도 너무하다는 생각이 든다. 국회의원들이 전해들은 민심 속에는 소속 정당에 와선 전하기 싫은 말들이 태반일 것이다. 그런데도 자기 유리한 얘기만 장황하게 설명했다. 기자가 만난 한 상인은 "국회의원들 꼴도 보기 싫다. 정치도 못하는 것들이 지?C?C광들 하고 있네"라고 노골적으로 욕설을 퍼부었다.
설 민심이랍시고 정치인들이 전한 민심은 진짜 민심과는 너무나 거리가 멀다. 임시국회가 조만간 다시 열린다. 민심조차 왜곡하는 여야를 보니 민생은 제쳐놓은 채 정쟁으로 날샐까 벌써부터 걱정이 앞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