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매거진 0100] 강남 부동산 시장 '기지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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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하락세를 보이던 강남 집값이 최근 규제 완화에 대한 기대감으로 고개를 들고 있습니다.
서울 강남 지역을 시작으로 부동산 시장이 조금씩 살아날 기미를 보이고 있습니다.
이지은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서울 송파구 잠실의 주공 5단지.
재건축 규제가 완화될 것이란 기대감에 제2롯데월드 신축을 허용한다는 호재까지 겹치면서 최근 집값이 훌쩍 뛰었습니다.
김찬경 잠실동 공인중개업소
"작년 말 세계적인 금융위기로 주공 5단지는 초급매로 7억 중반에 매물 있었는데 제2롯데월드 신축 허용 방침에 따라 10억 중반까지 매물이 있었다. 11억까지도 호가가 뛰었다."
여기에 서울시가 한강변 초고층 아파트 건축을 허용하자 집값은 다시 들썩이고 있습니다.
며칠 새 호가만 5천만 원 가까이 올랐습니다.
연이은 호재는 주변의 일반 아파트값도 끌어올리고 있습니다.
김찬경 잠실동 공인중개업소
"잠실 엘스나 리센츠, 트리지움, 레이크팰리스 등 일반 아파트는 33평형 기준으로 7억 후반 매물들이 다 소진되고 8억 중반대를 거쳐 9억~9억 중반까지 일부 거래가 됐다."
서울의 대표적인 재건축 단지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지난해 연말까지만 해도 바닥을 모른채 하락하던 아파트값이 올해 들어 고개를 들기 시작했습니다.
급매물들이 자취를 감췄고 호가는 껑충 뛰었습니다.
박원국 대치동 공인중개업소
"은마, 청실처럼 재건축 호재가 있는 아파트들은 이미 바닥을 찍은 것 같다. 급매물들은 거의 소화된 상태고 1억, 많게는 1억 5천까지 호가가 올랐다."
은마아파트 바로 건너편의 우성아파트.
이곳 31평형의 경우, 지난 연말 나왔던 10억원대 급매물들이 소진되면서 11억원선에서 호가가 형성되고 있습니다.
재건축 단지와 상승 폭에는 차이가 있지만 계속되던 하락세는 멈췄습니다.
박원국 대치동 공인중개업소
"개포 우성, 선경 등 일반아파트는 1년 새 가격이 30%, 많게는 40% 가까이 떨어진 초급매물들 나오지만 하락세는 진정된 것 같다. 설 지나고 강남3구 투기지역 해제되고 은행권 좀 움직여주면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한다."
실제로 지난주 서울 집값은 7개월 만에 상승세로 돌아섰습니다.
재건축 단지가 몰려있는 강남구과 송파구, 강동구의 집값 강세 때문입니다.
전문가들 역시 강남의 집값이 바닥에 근접했다고 진단하고 있습니다.
김용진 부동산뱅크 이사
"지난 1년 간 지속적으로 하락하면서 고점 대비 30, 40% 이상 떨어진 강남 아파트는 바닥이라고 판단된다."
때문에 지금이 오히려 강남에 내집을 마련하려던 실수요자들에게는 적기라는 평가도 나오고 있습니다.
부동산 시장이 살아날 2, 3년 후를 생각하면 지금의 집값이 충분히 매력적이란 평가입니다.
함영진 부동산써브 실장
"서울 지역은 잠재 매수 수요가 많고 앞으로도 추가 하락 폭이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실수요자라면 최근 금리도 하락했기 때문에 내집 마련에 나서는 것도 좋다. 다만 거래량이 80% 이상 급감하기도 해 가격 낙폭 대비 메리트가 많은 강남 위주로.."
하지만 이같은 상황은 강남3구의 투기지역 해제 시점을 고민하던 정부 입장에서는 부담입니다.
"정부는 집값 상승을 우려해 남아 있는 규제완화 여부를 선뜻 결정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지금의 경기 침체를 감안할 때 규제를 완화하더라도 강남 집값이 크게 오르기 어렵다고 전망합니다.
김용진 부동산뱅크 이사
"지금 논의되고 있는 추가 규제 완화가 이뤄지더라도 집값 후폭풍 즉 투기세력의 강남 진입을 기대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속도 조절은 필요하겠지만 오히려 지금이 규제 완화의 적기라고 볼 수도 있겠다."
강남 집값은 대한민국 부동산 시장에서 상징적인 의미를 갖습니다.
한때 가격이 폭등하면서 비난의 대상이 되기도 했지만 부동산 경기침체의 골이 깊은 지금은 상황이 다릅니다.
강남 부동산 시장의 거래가 되살아나야 서울, 나아가 전국 부동산 시장이 활기가 되찾을 수 있습니다.
지금은 집값 폭등의 대한 막연한 걱정보다는 부동산 경기를 되살릴 수 있는 보다 실질적인 노력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WOW-TV NEWS 이지은입니다.
이지은기자 luvhyemi@wowtv.co.kr